숨어있다가 등산객의 피를..국내최초 ‘산거머리’ 발견
2012.03.26 14:03
수정 : 2012.03.26 14:03기사원문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은 지난 해 7, 8월 전남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의 독실산에서 산거머리(학명: 해마딥사 류큐아나)의 서식을 처음으로 확인하고 100개체의 표본을 확보했다고 26일 밝혔다.
국내 미기록종인 독실산거머리(가칭)는 가거도 독실산 지역에서만 서식하고 크기는 약 2.5∼3㎝로 신축성이 뛰어나다.
서식처는 주로 산 속의 낙엽 속, 바위 밑 등의 습도가 높은 지역으로 기온이 낮아지고 건조해지면 땅속에서 휴면상태로 있다가 온도 25℃, 습도 60% 이상일 때 활동을 시작한다.
가거도의 '독실산거머리'는 사람과 동물들의 혈액을 먹고 살며 숲의 이동통로에 대기하다가 사람이나 동물의 움직임으로 생긴 미세한 온도변화, 공기의 움직임 및 진동을 감지해 먹이를 인지하고 찾아가 흡혈한다.
보통 1회 흡혈 시 1㎖의 혈액을 약 30분∼1시간 정도 흡혈하고 최대 2∼6㎖까지 가능하다.
산거머리는 흡혈할 때 마취성분을 분비하기 때문에 사람이나 동물들이 통증을 못 느끼며 항응고제 때문에 흡혈 후에도 상당기간 지혈이 안돼 경우에 따라서는 출혈이 계속될 수도 있다.
국립생물자원관이 서울대 수의대 채준석 교수팀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 독실산거머리가 사람, 생쥐, 족제비, 흰배지빠귀, 울새 등을 흡혈한 것을 확인했다.
산거머리가 발견된 가거도의 독실산은 토양이 두터운 낙엽층으로 구성되고 연중 습한 기후를 유지하며 겨울에도 영하로 내려가는 일수가 적어 아열대 분포인 산거머리가 생존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한편 일본에서는 산거머리가 사람들의 활동에 지장을 초래함에 따라 관련 지자체별로 산거머리 퇴치법이나 흡혈예방법, 방제 대책 등을 마련해 시행중이다.
onnews@fnnews.com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