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도 ‘근육’을 키워야…책 (인문학으로 스펙하라)

      2012.05.02 10:20   수정 : 2012.05.02 10:20기사원문
최근에는 경영 현장을 비롯한 곳곳에서 인문학이 미치는 영향력을 매우 크게 실감할 수 있다. 예컨대 무려 15개월 동안 이루어진 SK에너지의 '책에서 배운 지혜를 경영에 접목하자'라는 프로젝트는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를 현장에 적용하여 생산성을 높이고 기업 성장의 동력으로 삼기 위한 취지로 실행됐다. SK에너지의 직원 2,143명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뒤 제출한 경영 현장 개선 아이디어는 무려 6,560건이었다. 이들은 로마인의 인프라스트럭처, 노블레스 오블리주, 패자들에 대한 포용 정책 등을 자기 회사의 경영 환경, 윤리 경영, 세계화 전략에 비추어보면서 21세기 조직 경영을 학습하고 현장에 적용했다.

■생각의 기본 근육을 키워주는 행복한 인문학 세계로

취업을 준비하는 20대를 비롯해, 조직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싶은 관리자, 늘 새로운 난제를 풀어야 하는 CEO, 창조적 인재로 자녀들을 키우려는 부모들에게 인문학의 길라잡이 역할을 할만한 책 한 권이 출간됐다.
저자 신동기 씨의 <인문학으로 스펙하라>다.

21세기 가장 위대한 혁신 아이콘으로 평가받는 스티브 잡스는 평소 기회 있을 때마다 "나는 플라톤(Platon)과 호머(Homer)를 비롯해 수많은 동양 고전을 통해 새롭게 생각하는 방법을 배웠다. 그것이 애플을 만들어낸 원동력이다"라면서 인문학의 중요성을 강조하곤 했다. 이 책은 문학, 역사, 철학, 종교, 신화 등과 같은 '인문학'에 첫발을 내딛고 싶어 하는 이들을 위해 기획되었다. 또한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스승들의 지혜가 담긴 '보물 창고'로 독자들을 이끌어 생각의 기본 근육을 기르는 방법을 소개한다.

300조 원 이상의 경제 가치를 창출해낸 <해리포터> 시리즈 성공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저자는 인문학의 정수라 할 수 있는 그리스 로마 신화와 유럽의 고대 종교, 그리고 작가 조앤 롤링의 상상력에서 찾는다. 노벨상 수상자를 가장 많이 배출한 시카고 대학교의 숨은 경쟁력 역시 인문학 정책이었다.

1929년 제5대 총장으로 취임한 로버트 허친스(Robert Hutchins)는 재학생들에게 졸업 때까지 동서양의 인문 고전 100선을 의무적으로 읽도록 했다. 허친스의 인문학 학습 프로그램인 '시카고 플랜'을 통해 시카고 대학교는 3류 대학에서 오늘날 70명 이상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시킨 세계 최고 명문 대학으로 발돋움했다. 20대 초반 감수성이 예민한 시기에 고전을 접한 젊은이들에게 스스로의 역할 모델을 찾으면서 인간에 대한 이해와 사회 현상에 대한 본질을 관통하는 지혜를 제공한 것이 바로 인문학이었던 것이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거인들의 어깨 위에서 바라보라

저자 신동기는 "이 세상 모든 것은 존재 이유에 따라 규정된다"고 분석한다. 역사는 '시대의 거울'이며, 이 시대를 사는 이들이 지금의 시대 상황을 역사라는 거울에 비춰보면서 정확히 평가할 수 있어야 역사로서의 존재 가치를 갖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역사는 그 역사를 기술한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를 위해 존재한다.

스토리텔링의 보고인 인문학도 마찬가지다. 나이키, 시세이도, 캐논, 오라클, 샘소나이트, 아수라, 멘토, 에르메스, 아바타… 등 우리 귀에 익숙한 세계적 브랜드나 스토리들도 알고 보면 그 소스는 주로 동서양 고전과 신화, 종교에서 비롯되었다. 분석의 프레임을 소설이나 드라마, 영화와 같은 문화 영역 전반으로 넓히면 인문학 자체는 문화를 살지게 하는 양식 그 자체다.

아울러 인문학은 거인들의 어깨 위를 굳게 딛고서 더 나은 미래를 향한 지평을 열 수 있게 해주는 지혜의 열쇠와 같다. 처칠이나 네루가 <로마제국쇠망사>를 애독하고, 세계적인 기업가들이 인문학을 찾는 이유는 세계에서 가장 지혜로운 스승들을 참모로 모시기 위함이다. 이들은 정답 없는 문제를 늘 맞닥뜨리면서, 그리고 수치화할 수 없는 의사 결정을 내리기 위한 나침반으로 인문학을 찾는 것이다.


종교와 신이 '학문'이 아닌 것처럼, 인문학 역시 '숭배와 예찬의 대상'이 아니라 내 것으로 소유되고 나의 머슴으로 부려져야 할 수단에 불과하다. 바라만 보고 손에 넣지 못한다면 신포도에 지나지 않는다.
인문학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오히려 증오의 대상으로 변하지 않게 하려면 진정한 내 것으로 소유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onnews@fnnews.com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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