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동 2년만에 신기록' 두산인프라코어 군산공장 가보니
2012.06.10 17:51
수정 : 2012.06.10 17:51기사원문
【 군산(전북)=정상균 기자】"삐∼삐∼" 지게차를 대신한 무인 자동운반차량이 움직이는 신호음이 들리면서 정해진 곳으로 부품과 자재들이 옮겨진다. 생산계획에 따라 필요한 부품을 즉시 투입하는 JIT(Just In Time) 생산시스템이다. 당연히 자재를 쌓아놓는 창고도 없다. 건설 중장비의 육중한 몸체들은 트랙프레임에 걸어 올려져 단계별 생산라인으로 옮겨진다.
전북 군산의 두산인프라코어 건설기계 중장비 공장. 지난 7일 안병선 공장장은 휠로더(흙·모래 등을 퍼담아 옮기는 건설장비)생산라인을 꼼꼼히 살폈다. 내달부터 인천, 군산공장에서 각각 만들던 휠로더를 군산공장으로 통폐합하기 때문. 인천공장은 휠로더 생산을 접고 중소형 굴착기만 생산한다. 안 공장장은 "인천공장에서 생산해온 휠로더는 크기가 작은 것이어서 대형 사이즈에 맞춰온 이곳 군산공장에서 생산하면 라인상 어디 걸리는 곳이 없는지, 부품조달 등 서브라인하고 잘 맞는지 등을 체크하는 중"이라고 했다. 군산공장은 하루 최대 11대의 휠로더를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추고 있다.
■두산 건설장비 첫 투자 군산공장
두산그룹이 총 1146억원을 투자해 지난 2010년 10월 준공한 군산공장이 본궤도에 올랐다. 공장 가동 2년도 안 됐지만 당초 계획보다 생산성을 빠르게 끌어올렸다. 중대형 휠로더, 굴착기 전문인 군산공장은 인천, 중국 옌타이공장과 함께 두산인프라코어의 건설장비 주요 생산거점이다. 특히 군산공장은 두산그룹이 옛 대우중공업(현 두산인프라코어)을 인수한 이후, 처음으로 지은 건설중장비 공장이어서 더 각별하다. 이익이 많이 남는 덩치 큰 건설장비를 주로 생산한다. 광산 토목용 등에 주로 쓰이는 휠로더는 2.5㎥급부터 5.5㎥급, 굴착기는 34t 이상부터 최대 70t짜리다.
양쪽으로 마주보며 길게 뻗어 있는 대형 휠로더와 굴착기 조립라인은 분주하다. "드르륵 드르륵" 볼트를 조이는 전기드라이브 소리도 경쾌하다. 작업자들의 안전과 편의를 위해 작업대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고 필요한 부품은 바로 정해진 자리에 채워진다. 생산효율이 좋을 수밖에 없다.
상공정 라인에선 굴착기의 팔인 붐(Boom), 암(Arm) 등을 결합하는 용접로봇이 쉴새 없이 불꽃을 쏟아낸다. 이렇게 만든 주요 몸체들은 쇠알갱이(쇼트볼.Shot Ball)를 고속으로 분사해 녹·이물질을 제거하고 도장작업을 거친다.
완성된 휠로더와 굴착기는 까다로운 테스트를 거친다. 암을 폈다 접었다하고 힘을 가하는 것은 물론, 유압·이음(잡음) 등 체크할 게 수십가지가 넘는다.
군산공장 최고선임인 김종득 기장은 "용접, 도장 등 모든 생산 관리가 엄격하게 이뤄지는데 이런 기초 공정을 잘 거쳐야 척박한 환경에서도 최고의 품질이 유지된다"며 "대형 건설장비 생산, 관리, 품질 등 모든 공정에서 군산공장이 글로벌 표준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직원들도 20대 '젊은 공장'
군산공장은 젊다. 공장도 새로 지어 최신식이고 일하는 사람들도 젊다. 지난 2009년 시험 가동 때부터 입사한 기술직 사원들은 대부분 20대다. 그래서인지 활기에 넘친다. 김 기장은 "최근에 '월생산 300대 돌파' 신기록을 세워 자축할 때도 젊은 사람들 취향에 맞게 햄버거, 피자, 치킨파티를 했다"고 했다.
젊은 열정 때문일까. 최근에 군산공장은 신기록 행진이다. 지난 2월 생산대수 300대 돌파 이후, 3월엔 324대 최고 기록도 세웠다. 1년 만에 100대를 더 늘린 셈이다. 군산공장 노중곤 부장은 "월생산 324대 신기록을 세울 때도, 생산계획을 높여 잡은 뒤 경영진과 마케팅 부서에 '우리가 더 만들테니 그만큼 더 팔아달라'고 요청할 정도로 열정적"이라고 했다.
아이디어도 많다. 작업할 때 불편한게 있다면 그냥 참고 넘기는 게 없다. 김 기장은 "젊은 사람들이라 제안들이 기발하다"고 했다. 이를테면 볼트를 돌리는 장비를 손으로 받쳐 장시간 작업하는 게 꽤 힘든데, 스프링을 이용한 받침대를 만들어 이 일을 쉽게 하고 있다. 또 부품을 깎을 때 필요한 절삭유의 고약한 냄새를 없애기 위한 절삭유 순환필터 펌프도 대리, 사원 현장직원의 작품이다. 이런 작은 역할 덕에 공장은 청결하고 악취가 별로 없다.
이런 점은 경영진도 감탄했다. 최근 공장을 다녀간 김용성 총괄 사장은 "군산공장의 현장개선 활동, 직원들 간의 팀워크가 정말 칭찬할 만하다"고 했다.
토니 헬샴 건설기계부문(BG) 사장도 "에너지가 넘치는 공장, 발전 가능성이 있는 공장"이라고 군산공장 직원들의 열정에 찬사를 보냈다.
■'중장비 생산메카' 증설투자 검토
군산공장에서 생산하는 휠로더, 굴착기는 대부분 중국, 러시아, 인도네시아, 유럽 등에 수출한다. 올해 연간 목표 생산량은 3400대. 내년 4800대에 이어, 오는 2014년 5800대로 생산량을 매년 늘린다. 2년 뒤 군산공장에서만 매출 1조원을 올린다는 목표다.
군산공장은 향후 7500대 규모로 생산능력을 더 키운다. 이를 위해 앞으로 2∼3년 내 군산 2공장 증설도 검토 중이다. 군산공장은 당초 증설까지 염두에 두어 부지를 61만㎡로 넓게 확보했다. 현재 공장은 12만5000㎡규모다. 두산인프라코어는 현재 군산공장 증설 투자를 비롯, 올해 말 준공하는 브라질 공장과 같이 수요가 늘고 있는 인도네시아, 인도 등 신흥시장에 현지공장을 건설하는 방안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 중이다.
skjung@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