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다방 DJ부터 엘리베이터걸까지‥7080 알바 총집합

      2012.06.22 08:35   수정 : 2012.06.22 08:35기사원문
'아르바이트'라는 단어는 외래어지만 어느새 우리에게 매우 친숙한 개념이 됐다. 실제로 국내에서 아르바이트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은 꽤 오래 전부터다. 1970년대에 경제성장이 본격화되면서 자연스럽게 자리잡았다. 40여 년 전이지만 그 때도 용돈이나 등록금을 벌기 위해 학생들이 알바를 많이 했었다.

시대의 흐름을 훑어보니 이제는 추억 속으로 사라져버린 일도 있고, 지금까지 계속 이어져 오는 알바도 있다.
우리네 부모님 시절에는 어떤 일을 했었는지, 22일 아르바이트 전문 포털 알바인이 소개했다..

■아이돌 인기 뺨치던 음악다방 DJ 알바

7080세대를 대표하는 통기타, 단발머리 등을 떠올릴 때 함께 연상되는 것은 바로 '음악다방'이다. 그곳에서 음악을 선곡하고, 사연을 읽어주던 음악다방 DJ들은 7080 시대의 대표적인 아르바이트생들이었다. 최근 '세시봉'이나 영화 '써니' 등이 인기를 끌면서 당시의 젊은이들이 문화를 향유하던 음악 다방이 알려지게 됐다.

당시 음악다방은 커피를 마시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카페였으며, 뮤지션들의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콘서트장이었다. 젊은이들의 출입이 끊이질 않았고, 그곳에서 아티스트들이 탄생하기도 했다. 음악다방 DJ는 지금의 라디오 DJ 역할을 했다. 번화가에는 연예인처럼 인기를 끌던 전업 DJ들이 활동했고, 학교 주변에는 학생 아르바이트 DJ들이 많았다.

우연히 알바생으로 시작했다가 인기를 끌어 전업을 결심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80년대 이후 각 가정에 오디오가 보급되고, LP대신 CD를 사용하게 되면서 음악다방과 DJ들은 추억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양장점의 보조 디자이너 알바

지금은 옷을 사려면 백화점이나 쇼핑몰 등의 오프라인 매장이나 온라인 쇼핑몰을 찾는다. 하지만 예전에는 맞춤 의상을 만드는 '양장점(의상실)'을 찾곤 했다. 양장점에는 디자이너 겸 재봉사가 있었고, 재봉틀을 다루는 아르바이트생이 있었다. 손님이 직접 원단을 가져오거나, 가게에서 원단을 구매한 뒤 옷의 디자인을 정하면 재봉사가 손님의 신체 사이즈에 맞추어 옷을 제작했다.

아르바이트생은 재봉틀로 옷을 바느질하고 다른 잡일을 맡는 등 보조역할을 했다. 양장점은 옷가게인 동시에 사교의 장이기도 했지만 80년대 기성복 붐이 일면서 양장점은 쇠퇴하기 시작했고 대부분 사라졌다. 하지만 요즘 들어 양장점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사람들의 신체 사이즈도 다양해지고, 의류 가격도 워낙 비싸다보니 합리적인 가격에 맞춤 옷을 구매하려는 사람들로 인기를 끌고있다.

■여름 특수, 아이스께끼 판매 알바

더운 여름이 되면 아이스께끼(아이스크림)를 나무통에 가득 실은 장사꾼들이 나타났다. '아이스께끼~ 아이스께끼~'라는 소리가 들리면, 동네 아이들이 우르르 몰려가 사먹곤 했던 그 시절. 시원한 얼음 과자는 당시 사람들의 여름철 별미였다.

아이스크림 판매는 정식 직업이라기 보다 여름 한정 아르바이트에 가까웠다. 요즘 대학생들이 여름에는 수영장 알바, 겨울엔 스키장 알바를 하듯이 70~80년대에는 여름엔 아이스께끼를 팔고, 겨울에는 군밤이나 군고구마를 파는 등 계절별 아르바이트를 했었다. 이후에 마트에서 저렴한 가격에 아이스크림을 판매하고, 아이스크림 체인점이 생겨나면서 아이스께끼 장수들은 발자취를 감추었지만 지금도 '아이스께끼~'를 외치는 그들의 외침은 우리의 기억 속에 남아있다.

■'올라갑니다~' 엘리베이터걸 알바

지금 생각해보면 꽤나 낯설게 느껴지지만 80년대에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일하는 '엘리베이터걸'이 있었다. 큰 빌딩이나 백화점에 엘리베이터가 생겨나면서, 층수와 상품 등을 안내해주는 아르바이트가 생긴 것이다. 일은 간단한 편이었지만, 하루 종일 좁은 공간에서 오르락 내리락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고 한다. 또한, 엘리베이터걸을 상대로 한 성추행 범죄도 생겨 신체적 · 정신적인 고충도 있었다. 엘리베이터 음성기술이 개발되면서 엘리베이터걸들이 일자리를 잃고 사라졌지만, 지금까지 7080세대의 향수로 남아있다.

■지금도 인기있는 과외 아르바이트

사라져버린 아르바이트도 많지만,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는 아르바이트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대학생들의 과외 아르바이트다. 비교적 고수익 아르바이트이다 보니 70년대에도 대학생들의 과외 아르바이트가 인기를 끌었다. 그때는 지금과 형식이 조금 달랐는데, 가정교사처럼 학생과 함께 살면서 공부를 가르치는 '입주 과외'의 형태가 많았다.

당시에는 학원이나 인터넷 강의와 같은 교육 시설이 부족해서 부잣집이나 명문가에서는 대학생 과외를 선호했다.
요즘도 명문대 대학생들이 과외 아르바이트로 등록금이나 생활비 등을 버는 것을 보면, '입주' 형식이 아니란 점을 제외하고는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이외에도 호프집 서빙이나 주유소 아르바이트 등 아직까지 존재하는 아르바이트도 많이 있다.
알바인 김형선 이사는 "최근엔 7080 시대에 비해 경제사정이 훨씬 나아졌지만 대학생들의 주머니는 오히려 더 가벼워진 것 같다"며 "등록금이나 취업문제도 하루 빨리 해소되고, 대학생들이 희망을 잃지 않고 좋은 결과를 얻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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