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관리자 여교사 성적수치심 주는 횡포 심각
2012.09.13 11:30
수정 : 2012.09.13 11:30기사원문
인천시의회 노현경 의원은 지난 5∼7일 인천지역 초·중·고교 여교사들을 대상으로 교장·교감 등 학교관리자의 부당행위 여부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일부 여교사들이 성추행과 성희롱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13일 밝혔다.
노 의원은 여교사 성추행 투서 관련 인천시교육청이 초·중·고교 교사에서 실시한 설문조사가 비밀보장 등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져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 독자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노 의원은 지역 내 여교사 1만5000여명(계약직 포함)에게 설문지를 전달해 이중 500여명이 답변을 보냈다.
이번 설문조사는 성추행·성희롱을 당한 적이 있는지, 성적 수치심을 느낀 적이 있는지, 명절 또는 학교관리자 출장이나 연수 때 선물·상품권·현금을 준 적이 있는지 등 21개 항목으로 구성됐다.
한 여교사는 "회식 후 2차로 간 노래방 등에서 신체적 접촉을 요하는 블루스를 강요하거나, 손을 수시로 잡거나 손을 어깨에 올려 불쾌감과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고 응답했다.
다른 여교사는 특정 학교장을 언급하며 "폭음을 강요하고 성희롱 언사로 악명이 높다"고 답했다.
특히 명절이나 학교관리자의 출장과 연수 시 선물과 상품권, 현금을 주는 경우가 관행적으로 학교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 학교에서는 교장 회갑 때 교사들이 돈을 모아 상품권을 전달하고, 해외연수와 국내 연수 때 돈을 거둬줬다는 주장이 나왔다.
설문에 답한 상당수 여교사들은 가정이 있어서 학교의 1박2일 연수가 부담스럽고, 현실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또 여교사들은 교장이 교사들에 대한 근무평가와 승진 시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문제가 생긴다며 현행 승진·근무평가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노 의원은 "이는 수많은 설문응답지 중 극히 일부 내용"이라며 "특정학교와 관리자, 비위의혹 내용을 정리해 시교육청 감사와 수사당국에 수사의뢰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천시교육청 여교장협의회 및 여교감협의회 회원들은 이 사건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고 여교사 권익보호 노력과 의지를 담은 결의문을 채택했다.
kapsoo@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