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호준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 부장 “세계 경제 저성장 장기화 조짐"
2012.11.11 17:06
수정 : 2012.11.11 17:06기사원문
"세계적인 저성장 시대에는 알짜 중소형주들이 빛을 발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9일 만난 오호준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 부장(사진)은 확신에 차 있었다. 단순히 수익률이 좋아서가 아니다. 오랜 기간 일관된 투자 철학으로 견지해 온 성과가 하나둘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오 부장은 KDB대우증권 투자분석부 포트폴리오팀 리서치 애널리스트를 거쳐 지난 2004년부터 2007년까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서 애널리스트로 활동했다. 지금은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에서 펀드매니저를 맡고 있다. 주로 중소형주 펀드와 기업지배구조 및 사회책임투자펀드(SRI)를 운용한다.
그는 "코스피 주요 기업들의 이익 증가율을 살펴보면 대형주들의 성장 모멘텀이 둔화되고 있다"며 "이로 인해 대형주가 주도하는 시장 환경이 형성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기업들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지면서 종목별로 화려한 시세를 발산하고 있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든 단기적인 관점에서든 글로벌 저성장 국면이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중소형주 가운데 꾸준히 성장하는 기업들의 주가 상승률은 시장 및 대형주의 상승률을 크게 앞지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오 부장이 운용하고 있는 '프랭클린템플턴오퍼튜니티펀드'의 수익률은 상당히 높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지난 7일 기준 16.35%로 같은 기간 벤치마크인 거래소 중소형주 업종 지수 마이너스1.63%에 비해 월등하다. 코스피 지수에 비해서도 10% 이상의 높은 수익률을 거두고 있는 상황. 특히 2008년 9월 설정된 이후 성과는 무려 66.74%에 이른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의 상승률은 31.24%이고 코스피 중형주업종지수는 불과 14.06% 상승하는 데 그쳤다.
오 부장은 "5년 뒤 매출이나 이익규모가 2배 혹은 그 이상으로 성장할 기업들 가운데 일시적으로 성장률이 둔화되면서 주가가 저평가됐을 때 매수한다"며 "성장성이 둔화되거나 과도하게 주가가 고평가 국면으로 진입했을 경우 매도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미래에 우리 아이들이 살아가는 사회나 경제를 위해 도움이 되는 착한 기업, 도덕성·투명성·배당·사회책임들을 주요 대상으로 삼는다"고 강조했다.
향후 국내 증시는 지루한 박스권 흐름을 이어가면서 힘겨운 모습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저성장 국면에서 소비자들의 성향이 합리적으로 바뀌고 있고, 급속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 초점을 맞춰 투자에 임하면 상대적으로 괜찮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실질 소득이 줄어들면서 고급 백화점보다는 할인전문점이나 쇼핑몰로 소비자가 몰리고 있다"며 "합리적인 소비 행태로 인해 저가 의류나 저가 화장품 등을 생산하는 기업들에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yutoo@fnnews.com 최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