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으로 그린 ‘욕망’
2012.11.19 18:52
수정 : 2012.11.19 18:52기사원문
흑백 화면 속 자동차가 멋지다. 사진으로 착각하기 쉽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천 위에 먹으로 그린 수묵화다. 전통적인 동양화 기법으로 화려한 도시 풍경을 그려온 젊은 화가 장재록(34)의 신작 '또다른 풍경-벤츠'다. 현대 산업사회의 상징과도 같은 자동차를 가장 전통적인 방법으로 그려낸 솜씨가 놀랍다. 작가는 오로지 먹으로만 그림을 그렸지만 화려하고 날렵한 자동차의 윤기가 그대로 느껴진다. 유리창과 차체에 비친 숲의 모습도 너무나 사실적이다. 먹의 스밈과 번짐을 절묘하게 살린 농담(濃淡) 때문이다. 그런데 작가는 왜 자동차를 그리는 것일까. "자동차가 좋아서 그리는 것이기도 하지만, 자동차만큼 현대 산업사회의 욕망을 반영하는 대상도 없기 때문"이라고 작가는 말했다.
jsm64@fnnews.com 정순민 문화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