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사회, 지식근로자로 사는 길/신호주 삼일회계법인 고문 국제코치연맹 국제코치
2012.11.22 16:54
수정 : 2012.11.22 16:54기사원문
늦은 가을 설악산 천불동 계곡 귀면암에서의 일이다. 숨 가쁘게 귀면암에 오르니 작고 예쁜 박새 한 마리가 주위를 서성인다. 가져간 잣 몇 알을 바위에 놓으니 한 알 물고 건너편 어딘가에 숨기기를 반복한다. 추운 겨울을 준비하는 그들의 생존본능이 놀랍다. 이렇듯 자연은 사람에게 평범한 진리를 일깨워 준다.
새로운 시대, 또 하나의 특징은 지식사회다. 그것은 지식이 지배하는 사회, 즉 전문지식을 지닌 지식근로자가 중심이 되는 사회다. 지식근로자는 지식이라는 생산수단을 직접 소유하고 경영자의 통제를 어느 정도 벗어나 스스로 일을 주도하고 책임지는 조직의 새로운 권력자로 부상했다. 한편 평생직장 개념은 사라졌다. 기업도 국가도 개인의 직장을 보장하지 않고 개인도 기업에 무조건 충성하지 않는다. 종래는 일자리가 희소하고 개인이 기업을 필요로 했다면, 이제는 훌륭한 지식근로자가 희소하며 기업이 그들을 필요로 하는 시대로 변했다. 이러한 근로자의 의식과 역할 변화는 기업은 물론 개인에게도 크나큰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현대의 기업은 끊임없는 변화와 치열한 경쟁에 적응하기 위해 성과를 내고 목적을 달성해야 한다. 기업은 환경 변화와 기업목적에 걸맞은 우수한 지식근로자를 원하고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리더로서 조직의 목적에 공헌과 책임을 요구하고 있다. 이제 평범한 근로자가 설 땅은 없어지고 있다.
우리 지식근로자는 어떤가. 높아진 위상과 책임에 걸맞게 충분히 준비하고 변화하고 있는가.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쿠제스와 포스너는 공저 '리더십 챌린지'에서 세계 7만5000명의 조직구성원을 대상으로 20년간 "리더에게서 기대하는 가치나 특성은 무엇인가"라는 설문조사를 해 오고 있다. 시간과 장소를 뛰어넘어 선정된 네 가지 덕목은 '정직·선견지명·역량·사기함양'이다. 짐 콜린스는 최고 수준의 경영자는 '개인적 겸손과 직업적 의지를 융합해 지속적인 큰 성과를 내는 사람'이라고 한다.
훌륭한 리더나 지식근로자는 지식으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것은 지식·존재·행동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가 어울려 성과로 연결될 때 가능하다. 즉 새로운 시대의 지식근로자는 '자신의 전문지식과 존재와 행동을 통합해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지속적인 성과를 내는 사람'이 돼야 한다.
무엇보다 리더란 정직·성실·언행일치·가치관 등 믿을 수 있는 성품을 지닌 사람이 되는 것이 모든 것에 우선한다. 성품은 리더십의 바탕이며 신뢰의 기반이다. 훌륭한 리더십은 자신을 알고 내면의 성품과 잠재력을 키워 밖으로 이끌어내는 과정이다. 둘째, 지식근로자는 전문지식과 역량을 갖춰 기업의 성과와 목적에 맞는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나는 무엇에 공헌하고 있는가'를 늘 물어야 한다. 지식은 행동과 성과로 연결될 때 그 의미를 지니게 된다. 셋째, 미래를 내다보는 능력이 필요하다. 리더의 역할은 현재에 국한되지 않는다. 현재의 성과와 목표 달성은 물론 미래의 비전과 방향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끊임없는 자기개발과 미래의 조직을 운영할 인재를 준비해둬야 한다. 넷째, 리더십은 결국 인간관계다. 리더란 사람들과 함께 사람을 통해 성과를 내는 사람이다. 혼자 지속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진정한 성공은 사람들과 함께 일하고 어울릴 수 있는 '따뜻하고 협력적인 인간관계 능력'에 달려 있다.
지식근로자에게 이런 요구는 이상일 뿐일까. 우리에게 삶과 일은 결국 변화와 자기개발의 여정이다. 그것은 자기 자신을 넘어서는 도전이며 그 도전은 힘들어도 계속돼야 한다. 워런 베니스는 말한다. "새로운 기술을 배우든가, 아니면 일터를 떠나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