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발사후 피말리는 9분.. 11년 염원 풀었다

      2013.01.30 22:27   수정 : 2013.01.30 22:27기사원문
【 고흥(전남)=박지현 기자】 30일 오후 3시20분 외나로도 발사통제동 발사지휘센터(MDC). 나로호 발사를 40분 앞둔 MDC 안에는 터질 듯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더 이상의 실패도 연기도 안된다! 성공해야 한다!'

조광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나로호발사추진단장을 비롯한 연구진의 머릿속엔 한 가지 생각뿐, 마음의 여유조차 없었다. 지난 2009년 8월 1차 발사와 2010년 6월 2차 발사 모두 실패로 끝났고 이제 남은 것은 단 한 번의 기회. 지난해 10월 3차 발사를 시도했지만 헬륨가스 주입구의 고무링이 파손돼 연기됐고, 그 다음달인 11월 말에 다시 발사 시도를 했지만 이번엔 2단의 추력방향제어기(TVC)에 이상이 생겨 또 연기됐다. 세번째 3차 발사 시도. 더 이상 미룰 순 없다.

긴장한 채 모니터를 지켜보는 가운데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을 비롯한 귀빈 70여명이 MDC로 속속 들어오기 시작했다.
모든 귀빈이 자리에 앉자 항우연의 황진영 책임연구원이 앞으로 나와 나로호 발사 현황에 대한 보고를 시작했다. 그리고 브리핑 마지막 화면, 대선 TV토론 당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발언이 나왔다.

"2025년까지 달에 착륙선을 보내려고 하는데 그것을 2020년까지 앞당기겠습니다. 만약 이 계획이 성공하게 되면 2020년 달에 태극기가 펄럭이게 될 것입니다. 또 나로호를 대신할 우리 기술로 만든 발사체 개발도 2021년보다 더 앞당기겠습니다. 이를 위해 우주항공 젊은 인력을 육성하고 투자도 확대할 것입니다."

현황보고가 끝나고 3시45분, 드디어 발사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 붉은 디지털 시계 숫자가 줄어드는 것을 초조하게 바라봤다. 조광래 단장은 가장 뒤편에 서서 벗었던 안경을 다시 쓰는 것도 잊었다. 세상에서 가장 긴 15분이다.

'5, 4, 3, 2, 1. 발사'. 4시 정각 나로호가 불꽃을 내뿜으며 하늘로 솟아올랐다. 귀빈 가운데 몇몇이 박수와 환호성을 내질러도 연구원들은 여전히 흥분을 감추고 침착하게 지켜봤다. 9분 더. 성공을 확인할 때까지는 절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기 때문.

발사 3분 뒤 페어링 분리가 성공하고 곧 이어 1단 엔진이 멈추고 2단과 분리됐다. 2단 엔진에 불이 들어오고 마침내 9분. 위성이 분리되면서 목표 궤도에 진입했다. 역사적인 나로호 발사 성공의 순간이었다.

"와!" 그동안의 모든 정적이 무색하듯 사람들이 자리를 박차고 환호하며 일어섰다. 모두가 얼싸안았다.
이주호 장관은 "위성 분리 성공을 우리는 들었다. 오늘이 있기까지 밤낮을 가리지 않은 모두와 함께하고 싶다"며 감격에 찬 목소리로 기쁜 마음을 표시했다.
항우연 김승조 원장은 이날 오후 5시 공식 브리핑에서 "이번 나로호 성공으로 한국형 발사체 사업에 예산이 더해지고 탄력 받는다면 2021년으로 예정된 기간도 2018~2019년으로 당기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jhpark@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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