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1대에 2분’ 소형차 털이 범죄 기승
2013.02.18 17:23
수정 : 2013.02.18 17:22기사원문
보안 허술한 소형차 털이 범죄 기승
최근 각종 범죄가 지능화·고도화되고 있는 가운데 차량털이 범죄도 보안전문 용역업체가 경비를 맡아 차량소유자들이 방심하는 아파트 지하주차장 등 허점을 직접 파고드는 수법이 동원되는 등 진화하고 있다.
■허점 노린 차량털이 범죄 기승
특히 차량털이의 경우 과거에는 주로 고급승용차에 집중됐지만 최근 들어서는 보안시스템이 비교적 허술한 소형승용차나 특정 차종을 선정해 문 여는 기술을 익힌 뒤 해당 차종 차량을 삽시간에 터는 전문 절도범 등이 기승을 부리고 있어 차량소유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18일 경찰과 보안 전문용역업체 등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전 3시30분께 서울 영등포구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 20대 초반으로 추정되는 2명의 괴한이 침입해 10대의 차량을 턴 절도 사건이 발생했다.
그런데 이 주차장에 주차된 150여대의 차량 중 이들이 턴 차량은 모두 배기량 1000cc 미만의 소형차량(7대)과 특정 회사가 제작한 레저용 자동차(RV·3대)만 범행 대상으로 삼은 것. 더구나 이들 10여대의 차량을 터는 데 불과 20분밖에 걸리지 않을 정도다. 잠금장치를 푼 흔적도 없이 말끔한 상태여서 이들의 차량털이 수법에 궁금증을 더하고 있다.
범행 대상으로 삼은 일부 차량에는 신용카드 등이 있었지만 괴한들은 수사당국의 추적이 불가능한 택배 물품이나 사우나 티켓, 선글라스 등을 훔쳤다.
이들은 특히 보안 전문 용역업체 소속 경비원들이 순찰을 마치고 휴식을 취하는 시간대를 노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아파트 경비용역 업체 측은 "폐쇄회로TV(CCTV) 확인 결과, 지하주차장에 침입해 10대 차량에 대해 범행을 저지르고 주차장을 빠져나가는 데 2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전문 차량털이범들의 소행이라고 보기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이 업체 측은 "최근 소형차량을 대상으로 금품을 훔치는 전문 털이범들이 부쩍 늘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고 덧붙였다.
■"차량 내 금품 등 보관 말아야 "
이번 절도사건 신고를 받은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경비업체로부터 CCTV와 절도범의 것으로 보이는 지문을 채취해 용의자들의 행방을 쫓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차량털이 피해 차량 10대 중 7대 정도가 피해를 당한 것으로 안다"면서 "이들 괴한이 전문 차량털이범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CCTV 분석 등을 통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괴한들은 모자를 눌러쓴 데다 촬영된 CCTV 화면이 선명하지 않아 신원확인에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차량 털이와 관련, 완성차 업계 한 관계자는 "소형승용차라고 해서 고급승용차와 달리 잠금장치가 특별히 허술한 것은 아니며 전문가라면 어떤 차종이든 다 열 수 있을 것"이라며 "고급승용차에는 '경적음'이 설치돼 있을 것라고 판단했을 것이고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차량 보안이 허술한 소형차를 선호하는 것 같다"고 추측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남성 운전자에 비해 여성들이 차량 내부에 중요한 물건을 보관하는 사례가 많다"며 "차량에는 가급적 중요 물품을 보관하지 않아야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pio@fnnews.com 박인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