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빈과 만찬 등 외교 행보..日에 "역사 직시" 강경발언
박근혜 대통령은 25일 취임 첫날부터 국가원수로서 바쁜 외교행보를 보였다.
박 대통령은 취임식이 끝난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중국과 러시아, 일본 등 주변 3강을 포함한 6개국 외교사절들과 차례로 단독 면담을 갖고 저녁 7시에 영빈관에서 외빈 만찬을 주재했다.
박 당선인은 오후 접견실에서 일본의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과 25분간 회동했다.
특히 이날 접견은 일본이 지난 22일 이른바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식 명칭)의 날' 행사에 시마지리 아이코 정무관(차관급)을 파견해 우리 정부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져 주목을 받았다.
박 대통령은 접견실에서 아소 부총리와 악수를 나눴다.
아소 부총리가 "한국 역사상 첫 여성 대통령이 아닌가 싶다"고 축하 인사를 건네자 박 대통령은 "양국 간 발전을 위해 앞으로도 힘써 주길 바란다"고 화답했다.그러나 박 대통령은 비공개 접견에서 일본에 재차 '국민정서에 맞는 신뢰관계' 구축을 언급했다. 이는 지난달 4일 당시 박 당선인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특사단을 접견했을 때 양국 간 관계에서 '신뢰'를 제1원칙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양국 모두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게 된 만큼, 앞으로 국민정서에 맞는 신뢰관계를 구축하고 보다 견고한 우호 협력관계를 위해 노력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이웃나라인 한·일 간의 진정한 우호관계 구축을 위해서는 역사를 직시하면서 과거의 상처가 더이상 덧나지 않고 치유되도록 노력하고, 피해자의 고통에 대한 진심 어린 이해가 있어야 한다"고 강경하게 발언했다.
이후 박 대통령은 중국의 차기 부총리로 유력한 류옌둥 공산당 정치국위원을 접견, 한반도 안보 위기 등을 논의했다. 류옌둥 위원의 방한을 통해 중국이 한국의 첫 여성대통령 취임식에 맞춤형 인물을 파견해 한·중관계 증진 의지를 드러냈다는 평가다.
박 대통령은 이어 빅토르 이샤예프 러시아 부총리 겸 극동개발부 장관과도 만나 양국 간 관계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샤예프 장관은 오는 9월 러시아가 의장국으로 개최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박 대통령을 초청하는 친서를 전달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26일 오전 청와대에서 톰 도닐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장관급)을 단장으로 하는 미국 특사단을 접견하는 등 11건의 정상급 환담 및 외교사절 접견 일정을 진행할 예정이다.
lionking@fnnews.com 박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