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스타의 神은 호주 출신 ‘조각미남’을 선택했다

      2013.04.15 16:30   수정 : 2013.04.15 16:30기사원문

오거스타의 신은 애덤 스콧(호주)을 택했다.

스콧이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제77회 마스터스에서 그린재킷을 걸쳤다. 스콧은 15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파72.7435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3언더파 69타를 쳤다. 최종 합계 9언더파 279타를 기록한 스콧은 통산 두 번째 우승에 도전한 앙헬 카브레라(아르헨티나)와 동타를 이룬 뒤 가진 연장전에서 승리를 거뒀다. 호주 선수가 이 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것은 스콧이 최초다. 개인 통산 메이저 대회 생애 첫 승을 기록한 스콧은 우승 상금으로 144만달러(16억3000만원)의 거액을 챙겼다. 또한 스콧은 롱 퍼터를 사용해 이 대회 정상에 오른 최초의 선수로 남게 됐다.

신구 '골프 황제'인 타이거 우즈(미국)와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의 우승 대결이라는 최상의 시나리오는 아니었지만 연장 2차전까지 가는 접전에서 보듯 근래 보기 드문 명승부였다.


우승 경쟁에서 먼저 기선을 잡은 선수는 2009년 마스터스 우승자 카브레라였다. 뒤뚱뒤뚱 걷는 걸음걸이 때문에 '오리'라는 닉네임을 얻고 있는 카브레라는 만 43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젊은 선수 못지않은 장타와 발군의 퍼트감으로 전반에만 2타를 줄여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하지만 10번홀(파4)과 13번홀(파5)에서 보기를 적어내면서 스콧에게 추격의 구실을 제공하고 말았다. 전반에 보기와 버디를 1개씩 주고받아 타수를 줄이지 못한 스콧은 후반 들어 3개의 버디를 잡아내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가는 데 성공했다. 특히 마지막 18번홀(파4) 5m 버디 퍼트는 우승의 결정적 요인이 됐다.

18번홀 버디로 1타차 단독 선두로 정규 라운드를 마친 스콧은 클럽 하우스에서 마지막 조의 플레이를 TV 화면으로 지켜봤다. 그때까지만 해도 대회는 스콧의 우승으로 싱겁게 끝나는 듯했다. 하지만 카브레라의 관록도 만만치 않았다. 카브레라가 날린 회심의 두 번째 샷이 핀 1m에 붙어 버디로 이어지면서 승부는 연장전으로 들어갔다. 두 차례 연장전은 어프로치와 퍼트를 놓고 펼치는 '스킬샷' 대결 양상으로 치러졌다. 18번홀에서 치러진 연장 1차전에서 두 선수의 볼은 나란히 온그린에 실패했다. 비슷한 지점에서 먼저 카브레라가 웨지샷을 날렸다. 카브레라의 피치앤런샷은 홀을 살짝 빗나가며 버디를 놓쳤다. 이를 지켜본 스콧은 무리한 버디 공략보다는 파세이브를 노리고 러닝 어프로치를 시도해 파세이브에 성공했다.

10번홀(파4)에서 치러진 연장 2차전에서 두 선수는 나란히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올려 버디 기회를 잡았다. 카브레라는 3.5m, 스콧은 3m 거리였다. 먼저 시도한 카브레라의 버디 퍼트는 훅라인을 타고 홀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듯했지만 홀 주변에서 라인을 타지 않고 그대로 멈춰 서고 말았다.
카브레라의 아쉬움을 삭이기도 전에 스콧의 롱퍼터를 떠난 볼은 3m를 굴러 홀로 그대로 빨려들어갔고 스콧은 두 팔을 벌려 포효했다. 호주 출신 선수에게 난공불락이던 마스터스 장벽이 무너지는 감격스러운 순간이었다.
호주 출신은 이 대회에서 우승 없이 일곱 차례 준우승에만 그쳤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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