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사라 해놓고”.. 증권가 ‘침묵’
2013.04.19 17:45
수정 : 2013.04.19 17:45기사원문
투자자들은 그간 '장밋빛 전망'만 지속해오던 증권사들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실제 이들 증권사는 서 회장이 폭탄 발표를 하던 날에도 목표주가를 70% 이상 올리기도 했다.
19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 주가는 지난 16일 4만7400원에서 19일 3만1350원으로 주당 1만6050원(33.86%) 급락했다.
서 회장이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보유 주식 전량을 6월 말께 다국적 제약회사에 매각하겠다"는 발표 이후 이 회사를 둘러싼 갖가지 의혹이 다시 불거진 탓이다.
문제는 증권사 리서치센터 보고서만 믿고 투자를 결정한 투자자들이다. 실제 우리투자증권은 서 회장의 지분매각 기자회견이 있던 당일 개장 전 셀트리온의 목표주가를 기존 3만5000원에서 6만원으로 71.43% 상향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지난해 7월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받은 류머티즘성 관절염 치료제 레미케이브 바이오시밀러 램시마가 2·4분기 내 신흥국과 유럽으로부터 허가를 받고 올 하반기 시판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이런 긍정적인 의견을 제시한 것은 비단 우리투자증권뿐만이 아니다. 동양증권, 신영증권, 현대증권 등도 올 들어 셀트리온에 대한 보고서를 발행하면서 우리투자증권과 유사한 근거를 이유로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하지만 이 같은 보고서를 쏟아내던 증권사들은 정작 서 회장의 폭탄 선언 이후 셀트리온에 대해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당장 매각과 관련, 구체적인 계획이 없어 미래를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 그 이유다.
결국 투자자들만 죽어나고 있다. 이들이 입을 다물고 있는 동안 주가 급락으로 셀트리온 계열사들이 그간 금융권에 담보로 맡긴 셀트리온 주식 810만주 이상이 반대매매에 노출되면서 더욱 곤혹스럽게 됐다.
실제 셀트리온홀딩스와 셀트리온지에스씨(GSC)가 셀트리온 주식 810만주를 금융권에 담보로 맡기고 대출한 2535억원의 담보비율이 140% 아래로 하락했다.
양사는 담보로 맡긴 셀트리온 주식 1409만여주를 담보로 맡기고 총 3467억원을 대출받았다. 이 가운데 2535억원에 대한 담보에 부실이 발생하면서 채권 금융기관들의 반대매매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때문에 이들 증권사들의 '장밋빛 전망'을 보고 투자를 결정했던 투자자들은 배신감을 토로하고 있다. 한 투자자는 "사라고 할 땐 갖은 이유를 들던 증권사들이 갑자기 입을 다물었다"며 "투자정보를 제공한다는 증권사들이 단 한 번이라도 셀트리온의 반대매매 가능성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