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 생선값 오르자 ‘반건조 생선’ 뜬다

      2013.04.21 17:25   수정 : 2013.04.21 17:25기사원문

#. 지난 20일 끝난 서울 삼성동 코엑스 서울수산식품전시회. 한 기업의 냉장고에 사람들이 몰려있다. 관심을 끄는 제품은, 손질을 마친 후 원적외선으로 구어져 반마리씩 진공포장돼 있어 전자레인지나 끓는 물에 데우기만 하면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생선구이다. 고등어·임연수·삼치 등 종류도 다양하다. 이 업체 관계자는 "편리하게 먹을 수 있어 사람들의 관심이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 조만간 대기업 슈퍼에서도 판매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다른 부스에서도 이처럼 편리하게 먹을 수 있는 반건 생선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최근 어획량 부족 등으로 생물 생선 가격이 급등하자 대체재로 임연수 고등어 등 반건조 생선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비싼 가격 탓에 식탁에서 사라지는 생선 반찬을 채우기 위한 대안인 셈이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들은 생물 생선 값이 치솟자 대체상품인 반건 생선 인지도 높이기에 적극 나섰다. 시식 행사를 자주 열거나 그동안 들어가지 않았던 전단 광고 등에 포함시켰다. 그 결과, 롯데마트의 경우 지난해 생물 생선 매출은 7.7% 줄었지만 반건조 생선 매출은 전년 대비 15% 증가했다. 전체 생선 매출에서 반건조 생선 비중은 10.4%에서 12.7%로 늘어났다. 지난 2010년과 비교할 땐 반건조 생선 매출은 2배 넘게 증가했다.

이경민 롯데마트 수산팀 선임상품기획자(CMD)는 "어획량 부족에 가격이 오르고 불황까지 겹치면서 생물 대신 좀 더 저렴한 반건 생선을 찾는 수요가 늘었다"면서 "실제로 최근 냉동 갈치(대) 한 마리가 7000~8000원인 데 비해 생물 갈치는 1만5000원 정도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추세에 롯데마트는 반건 생선 종류를 확대했다. 현재 롯데마트에서 판매되고 있는 반건 생선은 가자미·동태·코다리.고등어·임연수 등 30종이 넘는다. 이는 2008년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그는 "국내는 물론 러시아·세네갈·기니·태국·베트남 등 1등 산지가 아닌 2, 3등 산지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다"면서 "또한 최근 값이 많이 오른 제주 은갈치의 대체재로 전남 목포산 먹갈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건 생선 상품도 다양화하고 있다. 이경민 CMD는 "간고등어 등 기존 냉동 상품뿐만 아니라 전자레인지에 돌려 먹을 수 있는 구운 고등어 등 간편 조리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산물 값 인하 방안으로 냉동 비축이 꼽히는 만큼 이 같은 간편 조리 상품들이 향후 매출 확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민 CMD는 당분간 주요 수산물 가격 안정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국민생선으로 꼽히던 고등어는 금어기에 들어가고 명태도 러시아와 어업협상 결렬로 찾아보기 어렵다"면서 "여기에 대북 리스크로 조업이 쉽지 않고 수입산의 경우 싸던 노르웨이 고등어가 러시아 사람들의 수요가 늘면서 가격이 올라가는 등 변수가 많은 것도 원인"이라고 말했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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