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法 ‘예뻐해 준다’며 성추행...가중처벌해야 (종합)

      2013.05.08 12:42   수정 : 2014.11.06 14:58기사원문
의붓손자를 '예뻐해 준다'며 성추행한 행위는 아동을 속여 저항하지 않도록 한 행동이므로 '위계(爲計)에 의한 성추행'으로 처벌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의붓손자를 성추행 한 혐의로 기소된 송모씨(64)에 대해 징역 2년 정보공개 5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광주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8일 밝혔다.

이날 판결은 피고인에게 적용된 혐의 가운데 위계에 의한 미성년자 강제추행 혐의를 적용해 유·무죄와 양형을 다시 판단하라는 취지이다.

재판부는 "할아버지가 손녀를 예뻐하기 위해 어르는 것"이거나 "손녀의 성장을 확인하는 행위인 것"처럼 가장해 피해자를 추행했고 "성과 추행행위의 의미를 알지 못하고 할아버지를 믿고 따른 것을 이용해 추행"했다며 "원심이 위계에 의한 미성년자 추행죄를 적용하지 않은 것은 법리오해"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송씨는 파기환송심 결과에 따라 사실상 가중된 양형이 선고받을 처지가 됐다.

송씨는 2009년~2010년 의붓손녀인 A양(당시 11세)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초등학생이던 A양은 송씨의 행위의 의미를 전혀 알지 못하다가 중학교에 진학해 성교육을 받으면서 '성추행'이라는 사실을 알고 부모와 담당 교사의 도움을 받아 송씨를 고소했다.

검찰은 재판과정에서 송씨가 자신의 성기를 A양의 몸에 대고 비비거나 하의를 벗기고 특정부위를 만지는 등 강제로 미성년자를 성추행했다고 밝혔다.


특히 검찰은 항소심 공판에서 공소장을 변경해 '위계에 의한 미성년자 강제추행'을 추가했다.


검찰은 송씨가 성추행을 하면서 "얼마나 컸나 보자"라고 말하거나 "할아버지들이 다 해주는 것"이라고 말하는 등 '자신의 행동이 성추행이 아닌 것처럼 A양을 속이는 수법을 썼다'고 공소장 변경 이유를 설명했다.

1심에서 재판부는 "피고인의 행위는 반인륜적이고 피해자에게 평생 씻을 수 없는 정신적 충격과 고통을 줬다"며 징역 2년6월과 신상공개 5년을 선고했다.


항소심(2심)에서는 변경된 공소사실인 '위계에 의한 미성년자 강제추행' 혐의를 인정하지 않고, 징역 2년에 개인정보공개 5년을 선고했다.

ohngbear@fnnews.com 장용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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