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방준비제도 출구전략 논의

      2013.05.12 16:32   수정 : 2013.05.12 16:32기사원문
【 뉴욕=정지원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매달 850억달러(약 94조원)에 달하는 양적완화(QE) 정책의 규모를 줄이는 출구전략(exit plan)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WSJ는 "연준의 유연성을 확보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시장 기대를 관리하기 위해 3차 양적완화의 규모를 줄이는 방안을 마련 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어 "연준은 QE 규모를 신중하게 줄여나갈 계획이며 구체적인 정책 변화 시점은 아직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신문은 "출구전략은 연준으로 하여금 유연성을 갖게 하지만 이것이 시장이 지난 경험에 근거해 기대하고 있는 명확하고 고정적인 길(steady path)은 아닐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연준이 출구전략을 시행하더라도 갑자기 중단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WSJ는 주식 및 채권 시장이 지난해 9월 연준의 3차 QE 시행 발표 이후 계속 호황세를 보인 사실을 지적하면서 갑작스러운 양적완화 중단은 증시와 채권 시장의 방향을 돌려놓을 수 있다고 전했다.

리처드 피셔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출구전략이 필요하긴 하지만 정책을 갑자기 중단하길 원하지는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출구전략을 늦추게 되면 시장은 과열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연준은 최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종료 후 발표한 성명에서 "고용 시장과 물가상승(인플레이션) 상황에 따라 자산 매입 규모를 늘리거나 줄일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의 찰스 플로서 총재는 "FOMC가 성명에서 정책 변화를 시사한 것은 연준이 어느 방향으로든 정책을 바꿀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WSJ가 지난주 실시한 경제 전문가 설문 조사에서는 전체 응답자의 55%가 올해 3·4분기 또는 4·4분기 중 출구전략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했으며 나머지 45%는 내년이나 더 늦게 출구전략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저금리로 인해 무분별한 투기가 나타나는지를 지켜보고 있다"며 금융완화 정책이 자산 가격에서 새로운 거품을 촉발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버냉키 의장은 "현재 저금리 환경을 고려해 연준은 자산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과도한 수익률 추구와 다른 형태의 과도한 위험 추구를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미국의 저금리 기업체의 경우 수익률이 5% 아래로 떨어지면서 2007년 당시 국채 수익률보다 낮은 상황이다. 버냉키 의장은 "그림자 금융이 지속적인 위험이 되고 있다"며 "2008년처럼 자본 시장이 자산 시장의 거품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따라서 연준이 재무부 등과 은행에 대한 관리 감독 강화에 나섰다고 덧붙였다.

jjung72@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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