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10) 생명공학, 창조경제의 뿌리 되다

      2013.05.13 16:53   수정 : 2013.05.13 16:53기사원문

정보기술(IT)에 이어 새로운 먹거리로 생명공학(BT)이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 2009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오는 2030년에는 바이오 기술이 타 기술과 융합을 지속해 글로벌 경제에 대변혁을 가져오는 바이오 경제 시대로 진입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는 가운데 세계 각국도 BT 육성에 앞장서고 있다. 미국은 탈석유경제 실현을 위해 향후 10년 내에 가솔린 사용량 20%를 감축시키는 '20 in 10'전략의 해법으로 바이오 경제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4월 백악관을 통해 '국가 바이오 경제 청사진'이라는 5대 전략을 제시하고 생명공학 연구개발(R&D) 지원 강화와 산업화 촉진 및 인력양성 등의 계획을 발표했다. 영국도 분석을 통해 유럽 내에 2조유로 시장과 2200만개가량의 일자리가 바이오 경제에 기반하고 있다고 추정하고, 올해 정부 R&D 예산 수립과정에서 생명과학산업의 혁신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20년 내로 다가올 바이오 경제 시대를 대비해 우리 정부도 이에 대한 육성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지난 3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박근혜정부의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140개 국정과제 중 10%인 14개 과제가 BT와 관련돼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BT, 사회 전반 지배

바이오 분야가 미래의 먹거리 산업으로 각광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고령화와 기후변화, 삶의 질 향상 등에 따른 BT의 지속적 수요 증가와 높은 부가가치 창출 잠재력 때문이다.

이번 정부가 제시한 BT 관련 14개 과제에도 농림축산업의 신성장동력화와 수산의 미래산업화, 보건산업의 미래성장산업 육성, 고령 친화산업 육성 등으로 우리 생활 전반에서 성장동력을 강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BT의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기존의 BT 연구분야는 크게 의약분야의 '레드 바이오테크(Red Bio-Tech)'와 농식품 및 환경분야의 '그린 바이오테크(Green Bio-Tech)', 에너지분야의 '화이트 바이오테크(White Bio-Tech)'로 분류되고 있다.

레드 바이오테크는 인간의 질병을 고칠 수 있는 생명공학 분야를 의미하는 것으로, 생물자원으로부터 유용한 물질을 생산하고 신약개발에 활용하거나 줄기세포 등으로 배양한 생체조직을 환자에게 이식할 수 있게 하는 등 의학과 연계돼 있는 분야다. 현재 우리나라 BT 중 가장 활발하게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그린 바이오테크는 바이오 기술을 이용해 작물을 개량하고 생산량을 증대시켜 인류의 지속가능한 생존을 돕는 생명공학 분야다. 유전자변형(GM)기술을 이용한 작물개발로 제초제 농약 사용을 줄이는 연구 등이 활발하게 이어져 오고 있다. 최근에는 환경문제가 대두됨에 따라 미생물 배양을 통한 수자원 오염 개선 및 공기질 개선 등을 통해 환경을 개선하는 연구도 그린 바이오텍에 포함돼 수행되고 있다.

화이트 바이오테크는 산업생명공학을 통해 주요 제품과 상품의 지속 가능한 생산 솔루션을 제공하는 생명공학분야로 옥수수 등의 식물로부터 바이오 디젤을 추출하거나 바이오매스 등 석유 에너지를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에너지 연료 개발을 비롯해 최근에는 플라스틱을 만들 수 있는 식물 재배까지 분야를 확대하고 있다.

■융합 BINT, 바이오 경제 시대 선두주자 돼야

최근 기존의 레드, 그린, 화이트 BT를 넘어 새로운 분야와의 결합을 추구하는 융합BT(Convergence BT)가 강조되고 있다.

새 정부가 제시한 창조경제 패러다임에 따라 IT, 나노공학(NT) 등과 결합한 새로운 연구분야 창출에 대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것.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의 오태광 원장은 "IT를 비롯해 나노분야와 환경분야 등 결합을 통해 기존의 연구영역을 넘어선 새로운 연구분야가 나오는 것이 창조경제의 핵심이라고 본다"며 "기존의 바이오 기술이 연구중심에서 경제.사회와 연계한 먹거리 창출 측면으로 확장되고 있다"고 말했다. 생명연은 기존의 우리나라의 성장을 짊어져온 IT에 생명공학 기술을 접목해 기술과 산업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오는 2015년까지 BT를 통한 융·복합 R&D의 통합자로서 자리매김하겠다는 목표다.

특히 생명연은 IT와의 결합에 주목하고 있다. 오 원장은 "산업화 기간과 수명주기가 짧은 IT의 특성이 BT와 만나면 긴 산업화 기간과 수명주기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BT 역시 IT를 통해 연구성과의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다"며 "생물다양성과 유전체 기반 대형 원천기술을 IT 등과 결합해 산업화를 촉진시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NT분야와의 융합 움직임도 활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개발된 나노기술을 접목한 유전자 칩 기술은 세포 내의 나노 단위 미세구조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술로 최근 국내 특허전문기업에 관련 특허가 고액으로 팔리는 등 획기적 성과를 보이고 있다.

생명연의 한 관계자는 "지난 2007년부터 2010년 사이에 세계 BT산업 시장규모는 1123억달러에서 1535억달러로 14.8%의 성장률을 보였고 2015년에는 3090억달러로 시장규모가 배로 뛸 전망"이라며 "같은 기간 자동차산업과 IT산업이 각각 6.4%와 9.5%의 성장률을 보였던 만큼 BT가 국가성장동력의 핵심으로 떠오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가올 바이오 경제 시대를 이끌어 나가기 위해 국가 차원에서 다양한 지원 육성 정책을 펼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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