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채무 정부대비 118%”
공기업의 높은 부채비율로 인해 우리 정부의 재정건전성이 우려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따라서 국제기준에 따른 재정통계를 작성해 공적 채무를 정확히 파악하고 공기업을 통해 이뤄지는 준재정활동에 대한 감시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4일 LG경제연구원 조영무 연구위원이 발표한 '최근의 국제적인 재정통계 지침으로 본 우리나라의 공공부문 채무수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공기업의 채무는 일반정부 채무의 118.3%에 달해 호주(62.9%), 일본(43%) 등 비교 대상 14개 가운데 가장 높았다.
조 연구위원은 2011년 말 세계은행, 국제통화기금(IMF) 등 9개 국제기구가 마련한 '공공부문 채무 통계 작성지침'에 따라 정부, 공기업 부채를 새로 집계했다. 새 방식은 정부뿐 아니라 금융.비금융 공기업을 포괄해 전반적인 공공부문의 부채상태를 보여준다.
공기업 부채 역시 결국엔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분석 결과 지난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공부문 부채비율은 75.2%로 일본(308.2%), 캐나다(154.8%), 호주(89.0%)보다 양호했다.그러나 공공부문을 일반정부와 공기업으로 나눠 채무규모를 비교해보면 일반정부 부채 대비 공기업 부채의 비율은 한국이 조사국가 중 가장 높은 118.3%로 나타났다. 이는 그다음인 호주(62.9%)의 두 배, 일본(43.0%)의 2.75배 수준이다.
실제 공기업의 재무건전성은 최근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최근 3년간 공기업 295개의 자산은 144조4000억원 늘어난 반면 부채는 이보다 큰 156조6000억원 증가했다.
자산보다 부채가 더 늘어난 셈이다.이에 대해 조 연구위원은 "공기업 부채가 크게 늘어난 것은 4대강, 보금자리 사업 등 정부가 해야 할 일을 공기업이 대신 맡은 탓"이라며 "공기업을 통해 이뤄지는 준재정활동에 더욱 엄격한 준칙을 수립하고 세밀히 감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공적 채무부담을 정확히 측정할 필요가 있다"며 "개편된 국제 재정통계 기준에 맞춰 일반정부뿐 아니라 공기업까지 포괄하는 전체 공공부문 채무(public sector debt) 지표의 산출과 활용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