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설계 해외 건축가 참여 잇달아

      2013.06.10 16:20   수정 : 2013.06.10 16:20기사원문
최근 건설사들이 아파트 설계에 지갑을 열고 있다. 눈에 띄는 선진 디자인으로 수요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분양성도 높이기 위해서다. 특히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주춤해진 유명 해외건축가의 설계 참여도 지난해부터 늘고 있는 추세다.

■고급 설계된 아파트 늘어나

10일 업계에 따르면 건설사들이 최근 아파트나 오피스텔 설계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요진건설산업이 오는 13일 견본주택을 열고 본격적인 분양에 나서는 '일산 요진 와이시티'에도 설계비만 100억원이 넘는 자금이 투입됐다. 설계에 국내외 유명 건축가들이 참여했기 때문이다. 주거부 외관은 도쿄 롯폰기힐스.상하이힐스를 만든 일본의 모리도시기획과 미국의 초고층 설계전문 디스테파노 등이 담당했으며 상업시설의 전반적인 콘셉트와 디자인은 미국 상업시설 전문 찰스그룹이 참여했다. 건물 구조 설계는 세계적인 구조엔지니어업체인 ARUP와 RWDI가 맡았다.


요진건설산업 관계자는 "와이시티 설계에 국내업체와 해외업체 협업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냈다"며 "실제 국내업체에만 100억원이 넘는 설계비용이 들었기 때문에 해외업체까지 포함할 경우 더 큰 자금이 들어갔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권 대표적인 재건축 단지인 개포주공1단지 설계도 세계적 건축가가 참여한다. 개포주공1단지 조합은 지난 4월 조합원 총회에서 건축설계사를 토문엔지니어링건축사사무소로 선정하는 한편 네덜란드 왕립 건축가인 프리츠 반 동겐이 주동 디자인 작업에 협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대산업개발이 지난 연말 분양한 '송파아이파크'에는 미국의 유명 건축가인 잭 부브리가 설계 및 디자인에 참여했다. 중국 '다롄 컨퍼런스센터' 등 랜드마크 건축물을 설계한 잭 부브리는 송파 아이파크에 그의 건축 철학인 '도시와 자연의 조화'를 반영해 오피스텔 최초로 전실(全室)에 테라스를 설치하는 디자인을 선보였다. 이에 앞서 현대산업개발이 지난해 7월 분양했던 대구 '월배 아이파크'도 세계적인 건축가가 설계를 맡았다. 독일 벤츠뮤지엄 등을 설계한 벤 판 베르켈이 참여한 것. 그는 월배 아이파크 입면을 패브릭(섬유) 조직을 형상화한 독특한 디자인을 선보였다.

한화건설 역시 세계적인 건축가들의 설계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김포시 풍무5지구에 선보인 '한화꿈에그린월드 유로메트로'에는 세계적인 건축가인 바세니안, 라고니가 디자인을 담당했으며 서울숲에 들어선 고급 주상복합인 '갤러리아 포레' 내부 인테리어는 프랑스 건축가 장 누벨이 솜씨를 펼쳤다.

SK건설이 10억원대 중반의 설계비를 투입한 '수원 SK스카이뷰'도 나무를 모티브로 한 독특한 외관을 자랑한다. 세계적인 건축설계회사인 이스트림사가 참여한 이 아파트의 주동은 넓은 하부와 갈수록 좁아지는 상부로 나무 모양을 형상화했다. 생태구조 입면 디자인을 도입해 기존 아파트의 획일적인 디자인에서 벗어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외관 차별화로 분양성 기대

업계에서는 이 같은 남다른 아파트 설계로 상품성과 분양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획일화된 평면이나 외관보다는 상품성을 높일 수 있는 데다 분양할 때 내세울 수 있는 자랑거리가 될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SK건설 측도 "차별화된 디자인이 상품 가치를 키우고 소비자들에게는 더 큰 만족을 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해외업체를 선호하는 것은 국내업체보다 경험이 많다는 점이 높게 평가되기도 한다.
최정렬 요진건설산업 이사는 "특히 구조설계의 경우 해외업체가 국내업체보다 초고층빌딩 설계의 경험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의 우려와 달리 이 같은 고가 설계비가 분양가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설계비용이 높다 해도 원가에 반영되는 데다 디자인이 부각돼 분양이 잘 되면 미분양 없이 빨리 털어낼 수 있어 업체 입장에서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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