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매각】우리투자증권 ‘너도 나도’, 경남·광주은행 ‘관심’, 우리은행 ‘시큰둥’
2013.06.26 15:57
수정 : 2013.06.26 15:57기사원문
무엇보다 분리 매각 여부가 불투명했던 우리투자증권이 분리 매각으로 결정되면서 금융회사들이 높은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또 경남·광주은행도 그동안 인수 후보로 거론되던 지방은행 외에 시중은행들이 가세하면선 치열한 인수전을 예고하고 있다. 다만 내년에 매각이 진행되는 우리은행은 주요 계열사들이 분리 매각되면서 관심도가 떨어져 대조를 보이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흥행 보증수표' 부상
이번에 매물로 나온 우리금융 계열사 중 시장의 가장 큰 관심은 우리투자증권이다.
금융투자업계 고위관계자는 "KDB대우증권이 매물로 나오지 않으면 올해 안에 매각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총자산 24조원이 넘는 국내 메이저 증권사인 우리투자증권이 시장에 매물로 나온 것과 주인이 바뀔 것이라는 점에서 증권업계 재편에 촉매제가 되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은 과거 LG증권 출신의 우수한 인력이 포진한 데다 투자금융(IB) 부문에서 경쟁력을 갖고있어 매력적인 매물로 평가된다. 자기자본 기준으로 지난해 말 현재 업계 2위로 자본력과 건전성, 영업력 등도 두루 구비하고 있다.
인수후보군으로는 사업영역인 덜 겹치는 KB금융지주, NH농협금융지주 등이 거론되고 있다. KB금융은 계열사인 KB투자증권이 중소형사에 머물러 있어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하면 KB금융의 취약한 증권부분을 강화할 수 있다. NH농협금융지주도 NH투자증권을 계열사로 두고 있지만 우리투자증권 인수를 통해 외연확장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농협중앙회가 이를 허용할 지 여부가 관건이다.
또 현대차그룹 계열인 HMC투자증권, 현대중공업 계열인 하이투자증권도 우리투자증권을 노릴 가능성이 있다. 보험사 중에는 교보생명 등이 인수 후보로 거론된다. 다만 변수는 있다. 우리투자증권이 우리아비바생명, 우리자산운용 등과 패키지로 묶이면서 매물로서 매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인수합병(M&A)이후 포토폴리오가 비슷한 사업에선 구조조정이 있을 것"이라며 "최소한의 구조조정으로 두 회사가 시너지를 낼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남·광주은행, 시중은행 참여 관심
경남·광주은행 등도 해당 지역 지방은행들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시중 은행들이 인수전에 참여할지 여부가 관심이다.
특히 부산은행을 기반으로 한 BS금융지주와 대구은행을 모태로 한 DGB금융지주가 경남은행 인수에 사활을 걸고 있다. BS금융지주 성세환 회장 내정자는 "경남은행 매각 문제를 원만하게 매듭짓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이에 맞서 DGB금융지주도 경남은행을 인수해 지방 최대은행으로 도약하겠다며 일전을 벼르고 있다.
광주은행은 다음달 1일 출범하는 JB금융지주(전북은행 등)와 지역 상공인단체, 중국계 자금이 인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김한 전북은행장은 "광주은행이 전북은행과 함께 한다면 호남지역의 경제적 효과는 엄청날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과거 중국 공상은행도 광주은행에 관심을 보인바 있어 인수전에 참여할 지가 관심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시중은행의 인수전 참여 여부가 변수다. 신한·하나금융지주 등이 영남과 호남지역의 영업 기반을 확대하기 위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지방은행들이 지역 연고와 정치인들까지 동원해 해당 지역 은행에 매각해야 한다고 요구하면서 정치 쟁점화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최고가격 원칙은 버릴 수 없는 중요한 가치다. 상당히 중시될 것"이라며 "법과 규정에 벗어나지 않으면 (매각 과정에서) 내외국인을 차별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외국계 자금도 인수전에 참여할 수 있고 가장 높은 인수가격을 써 내는 곳을 우선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의미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지역에 기반을 둔 지방은행들이 유리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하지만 특정 지방은행에 경남·광주은행을 매각할 경우 논란이 커질수 밖에 없어 시중은행이 참여해 높은 가격을 제시한다면 매각하지 않을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KB금융·교보 참여 '글쎄'
반면 내년에 매각 절차가 시작되는 우리은행계열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낮다.
현재 관심을 보이고 있는 곳은 KB금융과 교보생명 정도지만 이 마저도 신통치 않다. 그동안 KB금융이 우리은행을 인수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KB금융은 우리은행 보다는 시너지가 큰 우리투자증권 인수에 더 큰 관심을 가지고 있어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할 경우 우리은행 인수전에 참여할지 의문이다. 최근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 내정자가 "KB금융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대응하겠다"며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밝힌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교보생명은 전략적투자자(SI)로 경영권을 갖고 JP모건, 온타리오교직원연금 등 미국·유럽·일본계에서 최소 3곳 이상의 투자사와 사모펀드를 재무적투자자(FI)로 유치해 컨소시엄을 꾸릴 예정이다. 하지만 교보생명은 지난해에도 우리금융 인수를 위해 컨소시엄 참여까지 검토했지만 막판에 포기하는 등 '소리만 요란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어 실제 참여 여부는 불투명하다. mirror@fnnews.com 김규성 김홍재 정상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