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용 디지털레이더 개발, 연간 5천억 수입대체 효과

      2013.07.03 03:33   수정 : 2014.11.05 12:46기사원문

부산과 울산이 '광역경제권 연계사업'의 최대 현안 중 하나로 정부와 민간 등과 공동으로 추진해온 '차세대 선박용 디지털 레이더(Radar·사진)' 국산화 사업이 완료돼 국내 선박산업의 고부가가치화는 물론 연간 5000억원 규모의 수입대체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됐다. 이 선박용 레이더는 악천후 속에서도 10㎞ 밖에 있는 지름 70㎝ 정도의 소형 물체까지 탐지할 수 있는 세계 최고 해상도를 갖추고 있으며, 핵심 부품의 수명도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길다.

울산경제진흥원과 현대중공업 등은 2일 울산 현대호텔울산에서 '선박용 디지털 레이더 시스템 개발사업 완료 보고회'를 갖고 향후 상용화 일정과 선박 통합운항 시스템과 연계한 스마트십(Smart Ship) 2.0 개발계획 등을 발표했다.

지난 2010년 부산과 울산이 참여하는 광역경제권 연계.협력사업으로 추진된 이번 프로젝트는 울산경제진흥원 주관으로 현대중공업, 현대BS&C, 진정보시스템(이상 울산지역), 부산정보산업진흥원, 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 신동디지텍(부산지역),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에스티엔씨(이상 대전지역), 에이스테크놀로지(인천지역) 등 총 10개 기관 및 기업이 참여했다.

국비와 시비, 민간자본 등 총 104억원을 투입해 개발한 이 레이더는 기존의 선박용 레이더에 사용되던 마그네트론(Magnetron) 방식보다 기술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고출력 전력증폭기(SSPA)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SSPA 방식은 해상도가 뛰어나고 핵심 부품의 수명도 마그네트론 방식에 비해 16배나 길어 일반 선박용은 물론 군사용이나 해양설비, 항공기 등에도 적용할 수 있다.

우리나라 조선산업은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며 기자재의 90% 이상이 국산화돼 있지만 선박의 눈 역할을 하는 핵심 기자재인 레이더는 원천기술 미확보와 높은 진입장벽 때문에 대부분 일본과 유럽 등으로부터 수입에 의존해 왔다. 하지만 이번 디지털 레이더 개발로 막대한 수입대체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된 것은 물론 관련 기자재의 수출에도 효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 제품개발을 주도한 현대중공업은 오는 2014년 하반기까지 노르웨이 DNV 등 주요 선급으로부터 인증을 획득하고, 2015년부터 상용화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차세대 레이더 시스템을 현재 개발 중인 스마트십 2.0과 연계해 새로운 선박통합운항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스마트십 2.0'은 현대중공업이 지난 2011년 세계 최초로 선보인 스마트십 1.0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선박의 기관장치 외에 운항시스템, 외부 환경정보, 타선박 등의 정보를 육상의 관제센터와 정보를 공유, 통합.관리함으로써 최적의 경제운항과 안전운항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최첨단 선박운항 시스템이다.

이번 레이더 개발을 주도한 현대중공업 황시영 부사장은 "디지털 레이더 개발이 성공적으로 완료돼 그간 스마트십 2.0에서 추진해온 선박 부가서비스의 경쟁력이 더욱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개발 프로젝트는 울산과 부산 등 지자체와 동남권의 다수 중소기업도 참여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기술을 축적하고 선박의 핵심 기자재를 국산화한 민·관, 대·중소기업 간 상생협력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kky060@fnnews.com 김기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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