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희망버스’ 사측과 정면충돌 100여명 부상
2013.07.22 04:02
수정 : 2014.11.04 19:08기사원문
【 울산=김기열 기자】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요구하는 노동계 측의 '현대차 희망버스'시위대가 현대자동차 사측과 정면 충돌하면서 100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하는 등 폭력사태로 얼룩졌다. 이런 가운데 울산지역 시민단체들이 대거 반대시위에 나서 노동계와 울산시민과의 충돌이 우려되고 있다.
■폭력난무 100여명 부상
21일 희망버스 측과 현대차 등에 따르면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비정규직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희망버스 시위를 계속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비해 현대차 측은 폭력행위 주도자에 대해 고소·고발과 손해배상 청구 등 민·형사상 법적 책임을 끝까지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 같은 충돌사태는 앞으로도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등 전국 각지에서 출발한 현대차 희망버스는 지난 20~21일 현대차 울산공장 본관 정문과 철탑농성장에서 총 3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비정규직 사태 해결을 위해 정몽구 회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대규모 집회를 가졌다.
희망버스는 당초 1차 집회를 20일 오후 4시께 벌이기로 했으나 교통체증 등으로 명촌동 철탑농성장으로 장소를 긴급 변경해 같은 날 5시께 정문에서 철탑농성장까지 가두행진을 벌였다.
현대차 본관 정문앞 도로에는 울산지역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행복도시울산만들기범시민협의회(행울협)와 양정동 시민반대단체 회원, 현대차 협력업체 임직원, 울산시보훈안보단체 협의회원 등 1000여명이 '울산경제 망치는 희망버스 물러가라' '불법.탈법 온상 희망버스 지역 주민에게는 절망' 등의 문구가 새겨진 피켓을 들고 희망버스 반대시위를 펼치기도 했다.
오후 7시께 철탑 농성장 인근에 도착한 시위대 일부가 갑자기 현대차 명촌문 인근의 철제 펜스를 25m가량 부수고 죽창과 쇠파이프를 들고 3공장 진입을 시도하다 소화기 분말과 물대포를 쏘며 이를 저지하는 사측관리자들과 물리적 충돌을 빚었다.
■"시위 계속" vs. "책임 물을 것"
이 과정에서 현대차 보안요원 이모씨가 이마와 얼굴부위가 10㎝ 이상 찢어지는 중상을 입고 울산대학병원으로 긴급 이송되는 등 사측 관리자 80여명과 시위대 10여명이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특히 시위대와 현대차의 충돌을 저지하던 경찰 10여명도 중.경상을 입었다.
현대차 측은 희망버스 집회에 따른 교통 정체로 엑센트와 벨로스터를 생산하는 1공장에 부품 및 자재 납품이 지연돼 약 20분간 생산라인이 정지됐으며 15대의 생산차질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특별협의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희망버스 시위대와 사내하청노조가 합세해 공장 점거를 시도하고 또다시 죽창과 쇠파이프를 이용해 집단 폭력을 행사한 사실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폭력행위를 주도한 인원에 대해서는 고소고발과 손해배상 등 민·형사상 법적 책임을 끝까지 물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희망버스 측은 "시위 도중에 눈에 돌을 맞고 왼쪽 새끼손가락이 탈골되는 등 심각한 부상을 당한 참가자들이 있다"면서 "현대차는 분명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위대는 한 차례 충돌이 발생한 후 상당수가 귀가했으며 21일 오전까지 남은 1000여명은 기자회견에서 "현대차 비정규직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희망버스는 계속 진행될 것"이라고 밝힌 뒤 모두 해산했다.
kky060@fnnews.com 김기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