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유원지 불법 중고차 주차단지로?
2013.07.23 03:21
수정 : 2014.11.04 18:51기사원문
【 인천=한갑수 기자】 인천 송도관광단지가 불법 수출용 중고자동차의 주차단지로 전락할 처지에 놓였다.
22일 인천시에 따르면 중고자동차 수출업체가 지난 2012년 송도해수욕장 폐장 이후 송도관광단지에 불법으로 들어서기 시작해 현재 129개 업체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인천시는 지난 2011년 연수구 옥련동, 동춘동 일대 송도유원지 211만2700㎡를 송도관광단지로 지정해 2018년까지 숙박·상업·휴양시설 등을 갖춘 도심형 관광단지로 조성할 계획이었다. 인천시는 송도관광단지 지정 이후 송도해수욕장에 평탄화 작업을 실시하는 등 본격적인 기초작업에 돌입했으나 경기침체로 사업 추진이 지연됐다.
■대체 부지 없어 불법 업체 전락
당시 송도관광단지 인근 대우자판 도시개발사업부지에 360여개 중고자동차 수출업체가 장소를 임대해 영업하고 있었으나 지난해 말 임대계약이 완료되면서 이들 업체는 불법 업체로 전락했다.
인천시는 대체 부지로 경인아라뱃길 경인항 입구 인근의 대우로지스틱스를 비롯, 물류단지 2곳을 조성했다. 대우자판 중고자동차 수출업체들은 경인항 물류단지가 자동차 부품과 컨테이너 수출용 부두로 완성차를 수출하는 곳이 아니고 임대료 가격도 비싸 중고자동차단지로는 부적합하다는 주장이다.
또 경인항으로 이전하더라도 중고자동차 수출이 인천항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수출하기 위해서는 인천항으로 다시 내려와야 한다.
이 같은 이유 등으로 중고자동차 수출업체들은 인천항이 가까운 송도를 최적지로 보고 이전을 꺼리는 상태다.
게다가 타 지역의 중고자동차 수출업체도 인근 지역인 송도관광단지로 몰려들면서 불과 1년여 만에 불법 점유 업체가 130여개로 증가했다.
송도관광단지 관할 지자체인 연수구는 송도관광단지가 관광단지 조성 목적 외에 불법 중고차매매단지, 주상복합 건물이 들어서는 것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
연수구는 최근 관광단지 개발지를 주차장으로 쓸 수 없다며 강제 철거에 나섰다. 그러자 토지 소유주와 수출업체들이 철거 중단 가처분신청을 법원에 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였다. 연수구는 22일 항고장을 법원에 냈다.
■대체부지 조성 놓고 입장 대립
인천시는 송도관광단지 개발의 견인 사업으로 호텔 건립 의사를 밝힌 몇 개 업체와 협의를 진행 중이다.
인천시는 이번 협의가 불법 점유 업체들 때문에 차질을 빚을 수 있고 개발이 진행되면 중고자동차 수출업체들이 어차피 자리를 비워줘야 하기 때문에 미리 비워줄 것을 요구하는 상태다.
중고자동차 수출업체들은 송도관광단지가 개발되면 옮기면 되고 그 전이라도 인천시가 나서서 중고자동차단지로 사용할 수 있는 장소를 섭외해 주면 옮기겠다는 입장이다.
인천시는 마땅한 대체 부지가 없고 당장 재정사업으로 신규 단지 조성을 추진하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대신 민간사업자와 중고차조합이 자금을 충당해 부지를 확보하면 행정지원을 할 계획이다.
인천시와 연수구는 중고자동차단지 후보지로 인천항만공사의 매립지인 남항 아암물류2단지나 북항 준설토투기장을 점치고 있다.
인천항만공사는 아암물류2단지의 경우 조성 목적에 맞지 않아 중고자동차 주차단지로 부적합하지만 북항 준설토투기장은 적정 임대료를 낼 경우 임대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그러나 준설토투기장 약 80만㎡에 대한 임대료를 두고 중고자동차수출업체들은 인천항만공사가 생각하는 임대료의 절반 정도를 제시해 큰 시각차를 보였다. 인천시는 중고자동차단지 준설토투기장 이전에 원칙적으로 찬성하지만 현재 상태의 정비단지 수준으로는 곤란하고 복합물류클러스터 수준의 단지를 조성할 경우 지원할 방침이다.
kapsoo@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