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이면 은퇴 소리 듣던 프로야구 선수.. 노장? 청춘!
2013.07.26 03:15
수정 : 2014.11.04 16:05기사원문
뉴욕 메츠는 2005년 말 47세의 야구선수와 계약을 맺었다. 며칠 후면 마흔여덟이 되는 훌리오 프랑코였다. 마흔여덟이면 은퇴해서 노후를 준비하거나 감독이 됐어야 할 나이. 메츠는 한 술 더 떠 아예 2년 계약을 체결했다. 프랑코는 2007년 시즌을 끝낸 후 자유계약 선수가 됐다. 하지만 쉰살의 프랑코는 은퇴하지 않았다. 이듬해 멕시코의 트리플 A팀과 계약해 야구를 계속했다. 프랑코는 2000년 삼성에서 활약해 우리에게 낯설지 않은 이름이다.
바야흐로 100세 시대다. 청년 같은 노년이 즐비하다. 마흔살이면 야구선수론 한계연령이다. 하지만 이제는 20대 못지않은 40대 선수를 메이저리그는 물론 국내 프로야구와 일본에서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LG 류택현(42)은 19년 동안 876경기(이하 24일 현재)에 출전했다. 투수 부문 신기록이다. 개인 통산 118홀드를 기록한 유택현은 경기에 출전할 때마다, 새롭게 홀드를 추가할 때마다 신기록 숫자를 늘려간다. 그의 팀 동료 이병규(39)는 우리 나이로 마흔이다. 그런데도 올 시즌 사이클링 히트와 10 연타석 안타 신기록을 수립했다.
일본의 야마모토 마사히로(주니치)는 마흔여덟이다. 내년이면 우리 나이로 딱 쉰이다. 야마모토는 지난 13일 요미우리전서 선발로 나서 5⅓이닝 무실점으로 승리를 따냈다. 스스로 가지고 있던 최고령 선발투수 신기록을 다시 넘어섰다. 그는 쉰살인 내년에도 은퇴할 의사가 전혀 없다. 최고 투수에게 주는 사와무라상을 수상한 지 19년이나 흘렀지만 그는 여전히 일류투수다. 올해도 11경기에 선발 등판, 54이닝을 던져 4승2패, 평균자책점 3.50을 기록 중이다. 팀 내서 4번째로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있고 다승부문 공동 2위에 올라 있다. 누가 그에게 은퇴를 권유하겠나?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디비즌시리즈 3차전. 볼티모어에 1-2로 뒤진 뉴욕 양키스 조 지라디 감독은 9회 말 알렉스 로드리게스 대신 라울 이바네스를 대타로 내보냈다. 메이저리그 최고 연봉(2900만달러·약 330억원)을 받는 강타자 대신 나온 선수는 마흔살의 노장 이바네스. 이 말도 안 되는 대타작전은 극적인 결과를 낳았다. 이바네스는 동점 홈런을 터트리고도 성이 차지 않아 12회 말 끝내기 홈런까지 날린다.
올해 마흔한살이 된 이바네스는 시애틀로 둥지를 옮겨 올 시즌 24개의 홈런을 기록하고 있다. 아메리칸 리그 홈런 더비 4위에 이름을 올린 이바네스. 내친 김에 1985년 대럴 에반스가 기록한 40대 타자 홈런 신기록까지 노리고 있다. 당시 기록은 40개. 이제 야구선수의 현역 수명은 쉰살로 늘려 잡을 수밖에 없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야구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