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직원 과도한 쿨비즈’ 수위 갑론을박
2013.08.18 17:31
수정 : 2013.08.18 17:31기사원문
연일 계속되는 무더위로 기업들이 앞다퉈 쿨비즈를 도입하는 가운데 여직원들의 쿨비즈 수위 논란에 대해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쿨비즈를 시행하는 기업 중 상당수가 여직원들의 복장에 대한 규정이 없어 노출 수위 적정성에 대한 기준이 애매하기 때문이다.
복장에 대한 자율성을 존중해줘야 한다는 의견과 심한 옷차림은 직장생활 내 예의에 어긋난다는 의견이 팽팽히 대립하고 있다. 더욱이 자칫 과도한 여직원의 옷차림에 대해 지적할 경우 성희롱이라고 오해받을 수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감한 상황도 연출되고 있다.
■여직원 쿨비즈 기준 적정선은?
전력수요 억제로 직장 내에 온도제한을 두면서 사무실이 찜통같이 변하자 쿨비즈를 허용하는 기업이 증가하고있다. 쿨비즈의 가장 대표적인 규정은 '노타이'로 남자들은 넥타이를 풀고 면바지를 착용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여자들은 쿨비즈에 대한 규정이 전무해 각양각색의 패션이 등장하고 있다.
A기업 관계자는 "혹서기를 대비해 직원들에게 쿨비즈를 독려하는 메일을 보냈는데 메일에 보낸 예시에는 남직원들의 복장은 있었지만 여직원은 없었다"면서 "여직원의 경우 규정하기 애매한 부분이 있어 '적정선에서 눈치껏' 잘 입으라는 게 사내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적정선을 두고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회사원 이모씨는 "민소매 블라우스에 카디건을 걸치고 있다가 사무실이 너무 더워서 카디건을 벗었다가 상사에게 '민소매'는 입으면 안 된다고 지적을 받아서 황당했다"면서 "야하지도 않은 옷이었는 데다 민소매를 입지 말라는 규정도 없는데 과도하게 지적하는 것 같아 이해할 수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직장 내에서 복장에 대한 갈등은 사내게시판을 통해서도 표출되고 있다. 지난 14일 S기업 사내게시판에 "출근버스를 탔는데 앞쪽에 핫팬츠를 입은 여직원이 타서 눈을 어디다 둬야 할지 민밍했다"며 복장에 대해 불만을 호소하는 글이 올라왔다.
이에 댓글들로 "요새 대부분 회사 갈 땐 그 정도 차림은 이해해야 한다"는 의견과 "과도한 노출을 피해야 한다"등의 답글들이 이어지면서 치열한 논쟁이 벌어졌다.
■권고사항 마련했으나 효과 '글쎄'
이처럼 복장 논란이 거세지자 일부 기업에서는 피해야 할 복장에 대한 권고사항을 만들기도 한다.
S기업에서는 사내 엘리베이터 모니터를 통해 민소매나 짧은 하의는 자제해달라는 메시지를 내보내고 있다. 그러나 이는 권고사항이기 때문에 강제성은 없다.
이에 일부에서는 누가 봐도 심각한 노출을 하고 올 경우에도 지적하기 힘들다는 의견도 있다.
회사원 김씨는 "지나치게 짧은 미니스커트를 입고 온 부하 여직원에게 복장에 대해 지적하고 싶지만 자칫 성희롱 논란이 될까봐 그냥 보고도 못 본 척한다"면서 "시선 처리도 힘들어 사무실에서 불편한데 뭐라고 할 수도 없고 난감할 뿐"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김유진 박지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