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죽박죽’ 음식물쓰레기 종량제
2013.08.21 17:23
수정 : 2013.08.21 17:23기사원문
음식물쓰레기 종량제가 시작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현실을 외면한 전형적 '탁상행정'이라는 비난에 휩싸였다. 음식물쓰레기를 버린 만큼 부담금을 내게 하자는 게 이 제도의 골자다. 음식물쓰레기에서 배출되는 엄청난 양의 온실가스를 줄여 지구온난화와 에너지 낭비를 막기 위해서다. 방식은 납부칩 스티커제, RFID(다양한 개체의 정보를 관리할 수 있는 인식기술) 시스템, 전용봉투제 등이 있다. 제도 자체는 훌륭하다.
하지만 불만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오고 있다. 악취와 소음 때문에 살 수가 없다는 얘기부터 일만 많아졌지 실질적 효과는 없다거나 전기로 가동되는 음식물쓰레기처리기 사용이 급증해 에너지 절감이나 지구온난화 방지에 오히려 역행하고 있다는 등 긍정보다는 부정적 평가가 많다.
해프닝도 있었다. 최근 서울, 부산 등의 대형 아파트 단지에서 시범적으로 RFID시스템이 적용된 음식물쓰레기 종량제를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시행 두달 만에 악취와 기계 소음, 벌레 꼬임 등 부작용으로 기계 작동을 중단한 단지가 속출했다. 주민들은 취지는 좋지만 사람부터 살아야 하지 않겠냐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정부가 RFID 음식물쓰레기처리기를 아파트 단지 등에 시행하기 앞서 실질적인 테스트 기간을 충분히 가졌더라면 이런 일이 없었을 것이다. 중소기업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음식물쓰레기처리기 시장에 뛰어들면서 제품에 대한 변별력 또한 흐려진 상태다. 일정한 기준을 갖고 해당 기업을 사전에 컨트롤했더라면 관련 시장이 정화되고 주민도 이런 고통을 받지 않아도 될 일이었다. 아울러 기업들은 매출 올리기에만 급급하기보다는 품질 개선에 더욱 신경써야 할 것이다.
happyny777@fnnews.com 김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