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 이창우 ‘아우의 반란’

      2013.09.15 21:59   수정 : 2014.11.03 12:35기사원문

【 횡성(강원도)=정대균 골프전문기자】 아마추어 국가대표 이창우(20·한체대2)가 쟁쟁한 형님들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창우는 15일 강원도 횡성군 웰리힐리CC 남코스(파72.7271야드)에서 막을 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동부화재프로미오픈(총상금 4억원)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 합계 13언더파 275타를 기록한 이창우는 생애 첫 승에 도전했던 김승혁(27)과 송영한(22·핑골프)을 1타차 공동 2위로 밀어내고 정상에 올랐다.

지난 7일 허정구배 한국아마추어선수권대회서 역대 최소타인 19언더파 269타로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2주 연속 우승이다. 올 시즌 치러진 8개 KPGA 코리안투어서 아마추어 우승은 지난 6월 군산CC오픈 이수민(20·중앙대2)에 이어 두 번째다.
승패는 프로와 아마추어가 갖는 부담감 차이에서 판가름났다. 프로들은 상금이 걸려 부담이 큰 반면 아마추어 신분인 이창우는 자신의 말대로 충분히 즐기면서 플레이를 펼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선두에 5타 뒤진 공동 3위로 마지막 라운드에 임한 이창우는 티오프에 앞서 "배운다는 자세로 편안하게 임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그리고 전반 9홀에서 3타를 줄이며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후반 버디와 보기를 번갈아하며 롤러 코스터를 탔지만 마지막 18번홀(파5) 버디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창우는 "지난주 한국아마추어선수권대회에 이어 프로 전향에 앞서 경험 삼아 출전한 대회서 우승하게 돼 기쁘다"며 "지난주부터 드라이버와 아이언 등 샷이 잘 됐는데 이번 대회서는 그린 미스를 줄인 아이언의 정확도가 우승의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이창우는 내년 아시안게임에 대표로 출전해 금메달을 획득한 뒤 프로 전향을 할 계획이다.

김경태(27·신한금융그룹)가 롤모델이라고 밝힌 이창우는 4년간 수영 선수생활을 하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이번 대회에 캐디백을 멘 아버지 이상호씨(53)와 함께 골프에 입문했다. 군산CC오픈 우승자로 국가대표팀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동갑내기 이수민이 스키를 하다 골프로 전향한 것과 비슷하다. 이번 대회를 포함해 올 시즌 3승을 거둔 이창우는 코리안투어 메이저대회인 신한동해오픈과 한국오픈에 연거푸 출전해 프로 대회 정상에 도전한다. 그 다음 오는 10월 중국 난산 인터내셔널 골프장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 아마추어 챔피언십에 출전한다. 이 대회서 우승하면 내년 마스터스 출전권이 주어진다.

이틀 연속 단독 선두에 오르며 생애 첫 승이 기대됐던 송영한은 우승에 대한 심리적 압박감을 극복하지 못하고 무너져 공동 2위에 그쳤다. 특히 14번홀 티샷 OB가 원인이 된 더블보기가 아쉬웠다.
올 시즌 상금 순위 1위를 질주하고 있는 류현우(32)는 13번홀(파5) 트리플 보기로 우승 기회를 날려 보냈다. 티샷이 깊은 갈대 숲에 빠져 언플레이어블을 선언해 1벌타를 받은 데 이어 80야드를 남기고 날린 네 번째샷이 왼쪽으로 쏠려 크리크 주변 돌에 맞고 OB가 난 것이 화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언더파 71타를 친 류현우는 김도훈(24)과 함께 공동 4위(최종 합계 11언더파 277타)에 입상하며 상금 순위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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