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家 형제 모두 실형에 법정구속

      2013.09.27 17:51   수정 : 2014.11.03 10:42기사원문
계열사 자금 수백억원을 빼돌려 개인적인 선물투자에 전용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최태원 SK그룹 회장(53)에 대해 항소심에서도 징역 4년의 실형이 선고됐다. 같은 혐의로 기소됐지만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던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50)도 징역 3년6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이에 따라 SK사건의 최종 판결은 대법원에서 가려지게 됐으며 지난 26일 국내로 송환된 김원홍 전 SK해운 고문의 검찰수사 결과가 최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서울고등법원 형사4부(문용선 부장판사)는 27일 횡령 혐의 등으로 기소된 최 회장과 최 부회장에 대해 "허황되고 탐욕스러운 욕망을 충족하기 위해 SK그룹 계열사 자금을 동원한 점은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이같이 판결했다.

특히 1심에서 무죄로 판결받은 최 부회장에게 항소심에서 유죄로 선고된 데는 항소심에서의 진술번복이 인정되지 않은 것이 주된 이유다.
최 부회장은 검찰 수사와 1심 재판 과정에서 횡령 범행을 자백했다가 항소심 첫 공판에서 김준홍 전 베넥스인베스트먼트 대표와 공모해 계열사들로부터 선지급 출자받은 450억원을 김원홍 전 SK해운 고문(최 회장 형제의 선물투자 담당자)에게 전달한 것과 계열사들에 펀드출자를 지시한 것은 허위진술이었다고 번복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최 부회장이 형인 최 회장을 보호하기 위해 허위자백한 것으로 1심에서 주장한 자백이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최 부회장에게 실형을 선고하고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 법정구속했다. 최 부회장은 "도망가지 않겠다"며 구속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한편 재판부는 선고 전날 이번 사건의 핵심인물로 지목됐던 김 전 SK해운 고문이 대만에서 국내로 송환된 뒤 최 회장 형제 측 변호인이 변론재개를 신청한 것에 대해서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재판과정에서 제출된 김씨의 녹취록과 제반 증거들을 볼 때 김씨를 도저히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다.

SK측은 "재판부도 이번 사건의 핵심이라고 지목했던 김원홍씨가 송환됐지만 법정에서 증언 한번 하지 않은 채 재판을 마무리한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전했다.


최 회장은 2008년 10월 말 SK텔레콤과 SK C&C 등 2개 계열사에서 선지급 명목으로 497억원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로, 최 부회장은 이 자금을 선물옵션 투자를 위해 김 대표를 통해 국외에 체류 중인 김 전 SK해운 고문에게 송금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각각 기소됐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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