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총리상/경기 용인시―용인아르피아

      2013.10.06 16:29   수정 : 2014.11.03 09:09기사원문

2013 대한민국 국토도시디자인대전에서 기반시설 부문 국무총리상을 수상한 경기 용인시의 '용인아르피아'는 수지구 죽전동 도심 한가운데에 자리한 용인시 최대 규모의 친환경 하수처리장이다.

일반적인 하수처리장과 달리 하수처리시설은 지하화하고 지상에 주민센터, 체육공원, 산책로, 전망타워 등을 갖춘 복합문화시설을 조성해 주민들이 기피하는 혐오시설을 지역주민들이 애용하는 편의시설로 탈바꿈시켰다. 특히 높이 106.2m의 전망타워는 도심 전경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명소로 부각돼 지난해 이용시민이 40만명에 육박할 정도로 용인아르피아는 지역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했다. 기피시설을 창의적인 환경시설물로 조성해 지역주민들의 삶의 질을 한층 높인 손꼽히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지역명소가 된 하수처리장

용인아르피아는 부지 12만1908㎡, 연면적 1만3882㎡ 규모로, 지하는 대규모 하수처리장이고 상부에는 축구장, 테니스장, 배드민턴장, 농구장, 게이트볼장, 인라인스케이트장, 리틀야구장 등 체육공원을 비롯해 포은아트홀, 전망타워, 스포츠센터, 죽전동주민센터 등 주민편의시설이 들어서 있다. 총 사업비 6181억원을 투입해 지난 2005년 12월 말부터 2012년 12월 말까지 7년에 걸친 대장정의 공사였다. 지하하수처리장과 주민센터, 체육공원 등은 2009년에 완공했고 포은아트홀, 스포츠센터 등은 지난해에 공사를 마무리했다.

지하 하수처리장은 수지구 전 지역과 기흥구 보정동, 구성동, 마북동 지역에서 나오는 하루 11만㎥의 하수를 처리할 수 있는 시 최대 규모의 하수처리시설이다.
한국지역난방공사와 양해각서(MOU) 체결 후 성복천방류수 2만㎥를 물을 용인지역난방공사 히트 펌프에 유입해 열에너지로 만들어 난방수를 가열하는 신재생 에너지사업도 추진 중이다.

전망타워는 용인아르피아 시설물 중에서도 걸작으로 꼽힌다. 지하 1층~지상 4층, 총 면적 2125㎡ 규모로 하수처리장 탈취 배기구 시설로 흔히 볼 수 있는 굴뚝 대신에 도심 전망이 가능한 전망타워를 조성해 타워 상부에는 수익사업을 위한 전망대와 레스토랑도 갖췄다. 중앙부 콘크리트 구조물 탈취 배기구가 106m 고도 상공에서 하수처리장 악취를 배출해 주변의 악취 농도를 최소화하면서 지역명소이자 시의 수익원이 된 일석삼조의 건축물이다. 1층에는 홀과 기념품숍, 매점, 탑승대, 2·3층에는 주민편익시설, 파노라마식 전망대와 간단한 식음료를 제공하는 스낵바, 4층에 주변 경관을 감상하며 요리를 즐길 수 있는 고급 레스토랑으로 구성됐다.

포은아트홀은 국내 최초로 하수처리시설과 문화예술 공연장을 접목한 사례다. 지난해 10월 개관한 포은아트홀은 지하 2층~지상 4층, 연면적 1만3882㎡ 규모로 1244석의 공연장과 연습실, 교육실, 분장실 등을 갖췄다. 무대 상·하부 기계장치를 완벽하게 제어하는 첨단컴퓨터 무대시스템, 최고 수준의 조명기기, 자가 입체 음향시스템 등 최첨단 시설을 도입했다.

지하 2층~지상 3층 연면적 9330㎡ 규모의 스포츠센터에는 수영장(25m 6레인)과 헬스클럽, 사우나 시설, 암벽등반장, 건강검진시설, 푸드코트 등이 들어서 있다. 수영장은 층고를 극대화하고 천장의 자연채광을 이용해 쾌적하고 개방감 있는 공간으로 조성했다.

■상식을 깬 역발상 주효

하수처리장이 지역명소가 된 데에는 상식을 넘어선 역발상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하수처리장은 일반적으로 혐오시설로 여겨져 도시 외곽에 짓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용인시는 도심지 지하에 설치해 유지관리비용은 최소화하고 창의적인 도시 환경시설물로 조성해 지역주민들에게 휴식공간까지 제공하는 시너지효과를 내고 있다.

빼어난 디자인 및 편의성과 안정성을 고려한 설계도 눈에 띈다. 이용객 접근성을 고려해 주진입도로 전면에 건축물을 5개동으로 분리 배치한 후 각 건물을 브리지로 연결, 하부를 오픈시켜 전면도로에서 후면 공원과 운동시설까지 자유로운 통행이 가능하다.

전망타워는 위치가 교통량이 많은 경부고속도로 인근으로 상징성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역동적인 디자인을 적용했다. 웅비하는 힘찬 날갯짓을 사선형으로 형상화했다. 발광 다이오드(LED) 전광판을 사용해 시점에 따라 조형 변화성과 질감이 풍부한 건축물로 계절별, 시간별 다양한 연출이 가능한 것도 특징이다.

시 관계자는 "용인아르피아는 하수처리장이 기능, 환경, 경관적 요소를 모두 갖춘 문화예술 공간으로 탈바꿈한 곳"이라며 "도시의 고민거리인 하수처리장을 새로운 문화복지 공간으로 창출하고 주민들에게 스포츠, 문화예술 콘텐츠를 제공하는 지속 가능한 발전의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winwin@fnnews.com 오승범 기자


■수상소감/김학규 용인시장 "도시디자인과 주도, 용인 이미지 개선"

용인아르피아의 2013 대한민국 국토도시디자인대전 수상은 급개발 도시에서 디자인 도시로 용인의 도시 이미지 개선에 노력해 온 결실입니다.

짧은 시간에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도시디자인의 중요성이 간과된 채 도시개발이 추진된 용인을 변화시키기 위해 취임 직후부터 '디자인 도시 용인프로젝트'를 가동, 시민의 디자인 요구 수준에 부합하는 디자인 정책수행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습니다. 2010년 디자인팀을 도시디자인과로 확대해 '용인시 공공디자인 기본계획 및 디자인통합가이드라인'수립을 완료, 업무지침서를 마련하고 시 산하 전 부서의 사업 시행 시 디자인 사전 협의.자문과정을 거치는 공공디자인 사전협의시스템을 정착시켰습니다.

올해 초에는 도시디자인 영역을 통합.관리하는 도시디자인과를 도시디자인담당관으로 격상하고 전 공직자의 공공디자인마인드 향상을 위해 디자인교육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습니다.

용인시는 가장 저력 있고 무한한 발전 잠재력을 가진 도시이자 전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도시이며 2014년에는 지명 탄생 600주년을 맞이하는 오랜 역사의 도시입니다. 용인시는 591㎢로 서울시와 비슷한 규모의 면적에 3개 구청, 31개 읍·면·동으로 이뤄진 쾌적한 도농 복합도시입니다. 또한 교통의 요충지이자 군사요충지이며 국가안보 측면에서도 아주 중요한 지역입니다. 전통과 현대문화가 어우러진 교육.문화도시, 첨단산업체와 연구소.연수원 시설이 밀집한 정보기술(IT)산업도시이며 세계 4대 테마파크로 꼽히는 에버랜드와 백남준아트센터, 한국민속촌, 한택식물원, MBC드라미아 등 한국을 대표하는 관광지가 있어 국내외 관광객이 찾는 세계적인 관광.휴양도시입니다.

용인시는 민선 5기를 맞아 '함께하는 행복한 용인'이란 시정 슬로건 아래 역동적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도시디자인이 도시의 경쟁력인 시대입니다. 도시디자인은 도시의 품격이자 브랜드 파워이므로 도시의 환경적 특성과 지역.문화적 요소를 반영하는 '조화와 품격'을 담은 그릇으로 채워나가야 합니다. 따라서 도시디자인의 통합.총괄을 위해 효율적인 디자인행정 운영시스템을 개발했으며 체계적인 통합관리체계 구축과 디자인평가관리시스템 적용으로 용인의 도시 공간을 새롭게 변화시켜 나가고 있으며 디자인을 통한 도시브랜드 가치 제고에 힘쓰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아름다운 국토.도시미관을 중시하는 행정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 조화와 품격의 디자인도시 용인으로 새로운 도시의 표정과 매력을 창출해 나가겠습니다.


■심사평/김현선 김현선디자인연구소 소장 "기피시설의 혐오감 바꾼 아이디어 큰 점수"

인간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많은 환경처리시설이 필요하다. 특히 혐오시설이라 불리는 시설은 님비니즘에 갇혀 필요하지만 끌어안을 수 없는 애물이기도 하다.

이런 공간을 변화시키는 데 역발상을 고안해 실행한다는 것은 결과를 넘어 그 의지부터 높이 평가받아야 한다. 그러기에 창의성에 가장 큰 점수를 준다.

하수처리장은 사람이 쓰고 남은 쓰레기를 정화하는 곳으로, 태생부터 일그러진 도시의 자화상이라 할 수 있다. 지금의 용인아르피아가 있기 전에는 수지 지역의 택지개발지구에서 발생한 하수는 성남시에 위탁 처리했고 그 외 지역은 개별 오수처리시설로 처리했지만 처리수질이 미흡해 탄천과 성복천 등의 수질이 악화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이 하수처리장의 위치가 도심 가운데에 들어섰다는 점이었다.

하수처리시설은 필요하지만 악취 등의 문제로 민원도 많고 기피시설로 항상 문제가 되는 곳 중 하나이기에 잦은 민원에 시달렸었다고 한다. 2009년 3월 하수처리장을 지하화시키면서 지상에 다양한 주민 편익시설이 들어섰고 지금의 아르피아로 발전했다.

무엇보다 용인아르피아는 하수처리장의 새로운 가능성을 찾았다.

대규모 하수처리시설이 주민기피시설로서 일반적으로 도시의 외곽에 설치되나 용인아르피아는 악취가 없고 도심의 지하에 있어 유지관리비가 적게 드는 것은 물론 상부에 주민을 위한 장소가 들어서 있어 창의적인 도시의 기반시설로 자리한 점에서 창의성을 높게 평가한다.

또 도로변에 위치한 유선의 공연장에서 느껴지는 건축미가 있다. 도시소음을 줄이기 위해 설치한 가벽에는 선형미가 있다.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는 굴뚝은 건축물로 재해석됐고 도심 한복판에 위치하기에 세련미를 갖췄다. 방문 시 이곳이 하수처리장임을 알 수 없었고 주민들 또한 그랬다.

지금 지자체는 거대한 자본을 필두로 밀려드는 여러 가지 기피시설을 두고 관과 민이 갈등 중이다. 관의 입장에서는 지역경제의 탈출구이고 지역의 발전을 가져다 줄 신호탄이다.


그러나 민의 입장에 안전이 보장되지 않은 수렴은 가족의 건강을 위협하는 무서운 존재다. 이 뜨거운 감자를 두고 자본이 아닌 디자인과 주민에 대한 배려로 새로운 공간을 만든 모범적인 사례이다.


용인 아르피아의 수상이 앞으로 일어날 지역주민 님비니즘의 발현과 경제적 보상만을 내세우는 관의 관습에 젖은 대책에 훌륭한 가이드라인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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