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위/연구보고서 베끼고 골프치는 국책연구기관

      2013.10.22 17:28   수정 : 2014.11.01 11:43기사원문
국회 정무위원회의 22일 국무조정실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이하 경인사연)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국책연구기관들의 방만한 운영이 도마에 올랐다.

2005년 출범한 경인사연은 한국개발연구원(KDI), 국토연구원, 산업연구원 등 경제.인문.사회 분야 23개 정부출연 연구기관과 3개의 소관 연구소 등 26개 연구원.연구소를 지도.관리하고 있다.

민주당 이상직 의원은 "경인사연에서 제출받은 2011년 연구보고서 연구윤리 준수여부 평가결과에 따르면 표절의심사례가 84%, 중복게재 의심사례가 52%로 나타나는 등 연구보고서를 베껴서 제출한 사례가 발견됐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또 "25개 연구기관 가운데 7개 기관(28%)이 콘도회원권, 골프회원권을 보유했고 금액가치가 10억7000만원에 이른다"면서 "평가가 꼴찌인 KDI는 유일하게 골프회원권을 보유했고, 평일에도 골프를 쳤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김기식 의원은 "경인사연 사무총장의 전용차량 운행일지에 '사모님 창원 내려가심'이라고 적혀있는 등 2011년 11월부터 올해 9월까지 개인 용도로 146차례 전용차량을 이용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명백한 규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새누리당 성완종 의원은 "국토연구원이 연말에 이사회를 통해 연간 수입을 186억원으로 잡아서 성과급을 11억원 정도 집행했다"면서 "성과급 지급을 위해 당해연도 예산을 연말 기준 3~4일 전에 수정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질타했다.

같은 당 김재경 의원은 "3년간 322명이 다른 데로 떠났고 석박사 학위자들의 이직률이 높았다"면서 "국책연구원들이 대학으로 옮겨가기 위해 경력세탁을 하는 게 아닌가"라고 추궁했다.

과도한 대외활동을 규제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민주당 강기정 의원은 "26개 출연 연구기관에서 지난 3년간 연구원들이 대외활동으로 972건의 대학교 한 학기 강의를 맡았다"고 밝혔다. 같은 당 이학영 의원은 "올해 6월 말 기준 6명의 KDI 교수들이 연간 4천만원 이상을 받으며 사기업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결과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민주당 이상직 의원은 "KDI가 2008년 대운하사업의 쌍둥이인 아라뱃길 경인운하에 대해 장밋빛 수요예측을 했으나 개통 1주년 성적표는 '깡통운하'로 드러났다"면서 "KDI의 엉터리 수요예측으로 3조원의 국책사업이 헛발질했다"고 비판했다.


'낙하산 인사'에 대한 질타도 이어졌다.

민주당 민병두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기간 국민에게 약속한 '국민통합, 낙하산 배제, 전문성' 인사원칙이 국책 연구기관장 인사에서도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민 의원은 "신임 연구기관장 11명 중 5명은 친정부 인사.낙하산 인사"라면서 안세영 이사장, 김경환 국토연구원장, 손양훈 에너지경제연구원장, 전성훈 통일연구원장, 옥동석 한국조세재정연구원장이 박 대통령의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 출신이거나 인수위 인수위원.전문위원, 대통령자문 국민경제자문회의 민간위원 출신이라고 지적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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