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니스 홍 로봇 공학자 “엔지니어는 車수리공?.. 사회적 오해 풀것”

      2013.10.27 17:31   수정 : 2014.10.31 20:45기사원문

세계적인 로봇 공학자 데니스 홍(홍원석·사진). 미국 버지니아공대 로봇연구소 로멜라(RoMeLa)의 창립자인 데니스 홍 교수는 지난 2009년과 2011년 글로벌 대중강연 프로그램인 TED의 강연자로 나서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27일 그를 만나 로봇 개발에 대한 열정과 한국 사회를 향한 비전에 대해 들었다.

-요즘 한국을 자주 찾는 것 같다. 이유는?

▲올해 들어 한 달에 한두 번씩은 오는 것 같다. 난 사실 강의하고 연구하는 게 주업인 학자인데 지금은 제 인생 가운데 대외 활동 많이 하는 시기인 것 같다.
지난 3월 한국에서 책을 발간하고 이후 방송 프로그램에 나오면서 길거리에서 알아보는 사람들과 사진을 찍기도 했다. 저는 이런 유명세를 통해 한국 사회의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어떠한 문제인가?

▲6개월 전 한국에서 책을 발간하고 활동을 시작했을 때 어떤 사람에게 '한국의 이공계 기피현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들었다. 젊은이들이 과학과 공학분야에 아무도 진학하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제가 어렸을 땐 주변의 많은 친구들이 우주인과 과학자가 되겠다 했는데 이해가 되지 않았다. 큰 문제라는 생각에 몇 달간 한국의 대학 교수님과 학부모, 학생 등 여러 사람을 만나 이에 대해 묻고 대화한 결과 젊은이들이 과학과 공학에 대해 오해하고 있다는 걸을 깨달았다. 엔지니어라고 하면 다들 자동차 수리공 같은 기술자를 생각하던데 사실 엔지니어는 수학과 과학을 사용해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다. 이러한 오해를 어떻게 풀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됐고 최근 내게 주어진 인지도를 활용해 이공계 기피현상을 해결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구상했는가?

▲정부 및 한국과학단체총연합회, 한국콘텐츠진흥원 등과 함께 이공계 기피현상 해소를 위한 다양한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1년에 한 번씩 '데니스 홍 엔지니어링 앰배서더'를 개최해 30대 젊은 공학자 중 자신이 하는 일을 좋아하면서 개인의 스토리가 있는 10명을 뽑는 것이다. 이들을 1년에 2차례 TV공개강연 프로그램에서 TED처럼 짧게 강연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그들의 이야기를 책으로 내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

-당신에게 로봇은 어떤 의미인가

▲사람을 이롭게 하는 인텔리전트 머신이다. 사람을 이롭게 하는 게 가장 중요하며 사람에게 위해를 가하는 것은 안 된다고 생각한다. 현재 '미국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 로보틱스 챌린지'에 출전할 재난구조 휴머노이드 로봇 '토르(THOR)-OP'를 개발하고 있다. 나는 이 대회가 진짜 인류를 구하고 지구를 구할 기술이 나오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당장의 상용화가 목적이 아니다. 지난 2007년 DARPA는 어반 챌린저 무인자동차 대회를 개최했다. 이 대회 전 대다수의 과학자들은 무인자동차 기술에 대해 당장은 개발이 쉽지 않다 했지만 그 대회는 실제가 됐고, 이제는 벤츠와 같은 자동차회사에서 이 대회에서 나온 기술을 활용해 자동 주차기능을 세단에 도입하고 있다. 같은 방식으로 생각하면 이 대회 이후 로봇산업의 발전을 이끌 정말 중요한 기술들이 나올 것이다.

-향후 계획과 목표는.

▲일단 DARPA로보틱스 챌린지다. 특히 우리가 출전시킬 '토르-OP'는 진짜 새로운 기술을 사용한다. 사람이 걷듯 인공근육기를 개발해 새로운 방식으로 걷는 로봇 개발에 몰두중이다. 이것이 진짜 미래에 사용할 브레이크 스루 기술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새로운 방식으로 걷는 기술을 국제적으로 선보이는 것이 이 대회 출전 이유다. 그 다음이 중요하다.
여기서 개발된 인공근육기가 걷기를 위한 하체에 쓰였지만 이 다음 상체에 이용하면 사람들과 함께 공존할 수 있는 로봇을 개발할 수 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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