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MA·나로호 기술 탄생한 곳, 이제 창조경제 실현 전진기지로
2013.12.01 17:58
수정 : 2013.12.01 17:58기사원문
"이제는 창조경제의 산실로." 우리나라를 세계 5대 과학기술 강국으로 자리잡게 해준 대덕연구개발특구가 지난달 29일 40주년을 맞이했다. 정부는 이날 기념식을 통해 앞으로의 40년을 창조경제의 산실로 만들겠다는 새로운 비전을 선포했다. 지난 40년 동안 정부 주도하에 하드웨어 중심의 공간을 통해 양적으로 성장해왔던 것에서 거듭나 '자생적 선순환 생태계'를 갖추고 창의적 연구공간을 조성해 질적 성장을 이루겠다는 목표다. 대덕연구개발특구란 대전광역시 유성구와 대덕구의 32개 법정동에 걸쳐 있는 대덕연구단지의 질적인 도약을 통해 한국 경제성장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기 위해 '대덕연구개발특구 특별법'을 근거로 정의된 특별구역을 말한다. 정부는 기존 대덕연구단지의 한계를 극복하고 글로벌 수준의 혁신클러스터로 도약하기 위해 대덕특구를 지정했다.
■40년간 과학기술기반 경제성장 모태
대덕연구개발특구는 1973년 설립된 이래 과학기술을 통한 경제성장의 모태 역할을 해왔다.
1970년대 중화학공업이 급격히 발전하면서 급증하는 기술수요를 해소하기 위해 기계, 석유화학, 전자 등 전략산업을 위한 기술연구기관으로 시작한 대덕특구는 1990년대 초반 기초과학 연구로 포커스를 돌리기 시작한다. 특히 1993년 대전엑스포를 개최하면서 인공위성과 표준형 원자력발전소, 신형무기를 개발하는 첨단 거대 과학기술도시의 위상을 정립했다. 1997년 외환위기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오히려 이를 통해 대덕특구 내 연구원 창업이 활발해져 2000년대 '벤처 붐'의 단초가 됐다.
현재의 연구개발특구로 전환되기 시작한 것은 2005년. 신성장동력으로서 새로운 융합연구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이제는 기초과학 연구성과를 배출하는 것에서 산업까지 연결돼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에 따라 대학과 연구기관 벤처기업이 어우러진 산학연 클러스터로 진화했다.
지나온 40년 동안 대덕연구개발특구는 연구개발과 생태계, 인프라 등 세 가지 측면에서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설립 당시 정부출연연구기관 5개와 대학 1개, 기업체 1개 등 총 7개 입주기관으로 시작한 대덕특구는 현재 출연연 30개, 대학 5개, 기업체 1312개, 공공기관 11개, 국공립기관 14개, 기타비영리기관 29개 등 총 1401개의 입주기관을 갖춰 200배 성장했다.
대덕특구에서 창출된 매출액은 지난해 16조7000만원이며 고용인원도 6만4321명으로 최근 10년 새 더욱 급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덕특구 내 산학연이 보유한 특허도 3만602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연구성과로는 우리나라 통신산업을 이끈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기술을 비롯해 우주 개발의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게 한 나로호 개발 및 발사 성공 등을 들 수 있다.
■앞으로 40년은 창조경제 산실로
과거의 화려한 영광과 성과를 넘어 대덕연구개발특구는 새로운 40년을 준비하고 있다.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지난달 29일 대덕특구가 위치한 대전광역시 유성구 대덕대로 국립중앙과학관에서 개최된 40주년 기념식에서 대덕특구의 새로운 비전으로 '창조경제의 산실, 대덕'을 선포하고 △산.학.연 협력을 통한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개발 클러스터 구축 △창조경제의 집중지원센터로서 창조생태계 조성 △기초연구개발 및 개발.응용 연구, 비즈니스, 국민행복을 실현하는 창조경제 거점으로 육성 등 3대 발전전략과 10대 중점 과제를 발표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먼저 대덕특구 내 출연연과 대학, 기업 간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뇌질환과 화학물질안전 등 사회이슈 해결을 위한 국민행복 기술을 개발하고 출연연의 중소기업 전담인력 운용을 통해 산.학.연이 상생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개발 클러스터로 발돋움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클러스터링을 통해 세계적인 톱 브랜드를 육성하고 신기술을 기반으로 한 신산업을 창출할 방침이다.
다음으로 현재 운영 중인 온라인 창조경제타운의 오프라인 집중지원센터로서 대덕특구의 역할을 부여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창조경제타운에서 모인 창의적 아이디어가 실제 창업 및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도록 기술사업화를 지원하고 실제적인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선순환 창조생태계 조성의 기반으로 대덕특구를 변모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정부는 현재 기초과학연구원(IBS) 등을 포함해 구축 중인 과학비즈니스벨트와 연계해 기초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대덕특구가 갖춘 기존 인프라에 보육시설과 편익시설, 문화시설을 확충해 과학과 문화예술이 융합된 창조경제 거점으로 육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통해 정부는 현재 1000억원 규모의 대덕특구 기술이전금액을 10년 뒤인 2023년에는 2700억원으로 확대하고 매출액도 현재 7조원에서 5배 증가한 35조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일자리 창출에도 집중해 현 6만4000여명인 고용규모를 18만명으로 확대하고 1인당 소득도 현 3200만원에서 5000만원 수준으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대덕특구를 방문해 "대덕특구에서 시작한 과학기술이 이제 전 세계 과학기술 발전에 기여하고 있는 것이 저는 자랑스럽다"며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고용 없는 성장이 지속되는 가운데 정부는 대덕특구를 창조경제의 핵심거점으로 육성하기 위해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