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우리아이 지킴이 키트’ 개발, 자녀 인상착의·DNA 등 정보 보관
파이낸셜뉴스와 실종가족찾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경찰청이 아동실종 예방과 실종아동을 더 효율적으로 찾을 수 있는 '우리아이 지킴이 키트'를 개발했다. 경찰청은 이 키트를 앞으로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함께 야구장을 찾는 어린이에게 무료로 배포하는 등 적극적인 보급에 나설 계획이다.
17일 경찰청에 따르면 이성한 청장과 구본능 KBO 총재가 이날 서울 올림픽로 롯데호텔월드에서 아동실종 예방에 상호 협력하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이 자리에서 '우리아이 지킴이 키트'를 소개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에서 활용 중인 '아동신원 확인 키트'를 벤치마킹해 개발한 이 키트는 부모가 직접 가정에서 자녀들의 인상착의와 지문, 유전자(DNA) 등을 채취·보관하다가 자녀가 실종됐을 때 이 키트를 경찰에 제출해 조기에 찾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경찰은 앞서 지난해부터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을 대상으로 '아동 지문 사전등록제'를 시행하고 있으며 지난달 말까지 178만여명의 어린이가 참여했다.
그 결과 실종 발생건수는 3만6046건으로 1년 전(3만9602건)보다 9.0% 줄었고 발견율은 100.2%에서 103.5%로 3%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하지만 이 같은 성과에도 일부에서는 지문등록을 하려면 경찰관서를 방문해야 하는 불편함과 함께 개인정보 제공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돼 왔다.경찰 관계자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부모가 자녀의 정보를 직접 채취·보관하다가 실종 발생 시 자발적으로 수사기관에 제출하는 '우리 아이 지킴이 키트'를 도입하게 됐다"면서 "널리 보급돼 실종아동 예방과 조기 발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날 양해각서(MOU) 체결을 계기로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인 프로야구를 주관하는 KBO도 홍보와 보급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자체 예산으로 키트를 제작해 내년 프로야구 개막에 맞춰 야구장을 찾는 모든 어린이에게 이를 배포할 예정이다. KBO는 그동안 야구장 전광판을 통해 실종아동 정보를 제공하는 등 아동실종 문제에 동참해왔다.
미국의 '아동 신원확인 키트'도 지난 1997년 미식축구코치협회(AFCA)가 실종아동 조기 발견을 위해 개발한 것이다. AFCA는 2001년 FBI와 협약을 한 뒤 전미 대학미식축구경기와 축제 등 지역사회 행사를 통해 지금까지 3000만개 이상을 배포했다.
이성한 경찰청장은 "이번 키트 도입이 아동실종 근절의 계기가 될 수 있도록 경찰과 모든 관계기관·단체가 협력해야 한다"면서 "앞으로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이 더욱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blue73@fnnews.com 윤경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