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부터 논란까지 남성가수 ‘키워드5’

      2013.12.26 19:43   수정 : 2014.10.30 19:17기사원문


유난히 걸그룹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던 한 해 동안, 남성 가수들도 그에 못지않은 굵직한 기록을 남겼다.

‘전설’의 귀환은 경이로웠고, ‘논란’은 시끄러웠지만 한 줄기 빛은 있었다. 오랜만에 돌아온 ‘솔로’는 올해의 남자가 되었으며, 새로운 ‘그룹’은 대세로 떠올랐다. 거기에 오디션 스타였던 신인은 ‘신인’왕의 타이틀을 가졌다.

2013년의 끝자락에서 전설, 솔로, 그룹, 신인, 논란으로 요약되는 올 해 남성 가수들의 이모저모를 살펴본다.


# 후배 가수들에게 늘 이정표가 되어주는 ‘전설’ 조용필

“조용필은 언제나 우리에게 이정표를 준다는 느낌을 받았다” 6월 어느 날 새 앨범 발매를 앞두고 만난 가수 이승철은 선배가수 조용필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후 가을 어디쯤에서 만난 가수 신승훈 역시 “선배 조용필의 한 마디가 자극제가 됐다”고 털어놨다.

조용필은 4월 정규 19집 ‘헬로(Hello)’를 발표하며 ‘전설’의 귀환을 알렸다. 올해로 46년차 가수인 조용필은 63세라는 나이가 무색할 만큼 감각적인 음악으로 가요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감성은 아날로그적이었으나 음악은 디지털적이었다. 그는 ‘조용필’이라는 이름 석 자가 가진 힘에 의지하지 않고 진일보한 음악을 발표함으로써 그의 뒤를 따르는 후배 가수들에게 새로운 이정표가 됐다.

선공개 곡인 ‘바운스(Bounce)’는 각종 온라인 음원차트에서 1위를 차지하며 ‘월드스타’로 발돋움한 싸이의 인기에 유일한 적수가 됐다. 또한 음원시장의 활성화로 침체되어 있던 오프라인 음반시장에도 그의 음반을 구매하기 위해 늘어선 줄로 진풍경을 만들었다.

가온 앨범 차트 기준으로 11월까지 약 25만장의 판매량을 기록 중인 조용필은 올 한 해 활약으로 ‘2013 MAMA(Mnet Asian Music Awards)’에서 ‘올해의 노래상’, ‘제4회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에서 ‘문화훈장’, ‘제5회 멜론뮤직어워드’에서 락 부문상, ‘제7회 Mnet 20's Choice’에서 레코드상을 수상했다.

▶ 올 한 해는 조용필을 시작으로 이승철, 신승훈, 들국화, 나미 등 중견 가수들이 잇달아 컴백해 세대를 아우르며 가요계를 풍성하게 물들였다


# 올해의 남자 ‘솔로’ 지드래곤

올해의 빛낸 남자를 꼽으라고 하면 누구나 망설이지 않고 지드래곤을 꼽을 것이다. 9월 정규 2집 ‘쿠데타(COUP D'ETAT)’를 발매한 지드래곤은 3차에 걸쳐 음원을 공개하며 한동안 음원시장을 장악했다.

특히 몇 온라인 음원사이트 실시간 1-50위 차트에서는 1번부터 12번 트랙까지 전 곡이 이름을 올리며 ‘줄 세우기’를 하고 있는 이색적인 풍경뿐만 아니라, 하나 뿐인 정상을 두고 앨범 수록곡끼리 각축을 벌이는 상황까지 연출됐다.

이러한 지드래곤의 차트 독식과 정상 차지는 비단 국내 음원사이트만의 현상이 아니었다. 싱가포르, 홍콩, 대만 등 해외 7개국 아이튠즈 메인 앨범 차트인 톱 앨범즈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던 것.

뿐만 아니라 지드래곤의 두 번째 솔로 앨범은 미국 유력 음악매체 빌보드가 극찬을 해 동서양을 막론한 관심을 받았다.

연일 음원 차트와 음악 방송에서 1위를 차지하던 지드래곤은 ‘2013 MAMA’에서 ‘올해의 가수상’을 비롯해 ‘베스트 뮤직비디오’, ‘남자 가수상’, ‘베스트 댄스 퍼포먼스 남자 솔로’ 등을 수상하며 4관왕을 차지, 저력을 과시했다.

▶ 하반기 지드래곤이 음원 시장을 장악했다면 상반기는 싸이가 ‘젠틀맨’으로 특별한 활동 없이 돌풍을 일으켰다


# 가요계에 우뚝 선 신흥 강자 ‘그룹’ 엑소

명실상부 2013년 최고의 그룹으로 엑소(EXO)를 꼽는 것에 이견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당초 엑소케이(EXO-K)와 엑소엠(EXO-M)으로 나눠서 활동하던 엑소는 올해 5월, 처음으로 12명 완전체가 한 무대에 서는 ‘늑대와 미녀(Wolf)’의 첫 선을 보였다.

이후 데뷔 2년차에 불과한 엑소는 리패키지 앨범 ‘으르렁’과 겨울 스페셜 앨범 ‘12월의 기적’까지 내놓는 앨범마다 히트를 기록하며 가요계에 신흥 강자 자리를 견고히 했다.

특히 이들은 앨범 판매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가온 앨범 차트 기준으로 엑소는 11월까지 정규 1집 ‘XOXO (Kiss&Hug) 리패키지’가 31만4000장, 정규 1집 ‘XOXO (Kiss&Hug)’가 25만7000장, 정규 1집 중국어판이 19만4000장, 정규 1집 리패키지 중국어판이 18만9000장을 기록하며 총 95만5000장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에 엑소는 2001년 김건모 7집 ‘김건모 #007 어나더 데이즈(Kim Gunmo #007 Another Days)’와 god 4집 ‘챕터 4(Chapter 4)’ 이후로 12년만의 밀리언셀러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드래곤과 함께 2013년 가요계를 양분했던 엑소는 ‘제5회 멜론뮤직어워드’에서 ‘올해의 베스트송상’, ‘네티즌 인기상’ 등 3관왕을 비롯해 ‘2013 MAMA’에서 ‘올해의 앨범상’ 등을 수상하며 진정한 대세로 자리매김했다. 또한 중국에서 열린 ‘바이두 페이디엔 시상식’에서 ‘인기 그룹상’을 수상하며 글로벌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 ‘신흥 강자’로 우뚝 선 엑소 외에도 올해는 2년차 아이돌이 크게 활약했다. ‘대세돌’ 빅스(VIXX)와 ‘한류돌’ 비에이피(B.A.P)가 대표적이다


# 오디션 스타에서 신인왕으로 ‘신인’ 로이킴

올해는 신인보다는 2년차 아이돌이 활약하며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을 보인 가운데 Mnet ‘슈퍼스타K4’ 우승자 출신 로이킴의 행보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4월 자작곡 ‘봄봄봄’을 발표한 로이킴은 9개 음원차트를 올킬한 것도 모자라 꾸준한 강세를 보이며 신인상에 가장 강력한 후보임을 증명했다.

그러나 로이킴의 ‘봄봄봄’은 인디밴드 어쿠스틱레인의 ‘러브 이즈 캐논(Love is Canon)’과 앞부분이 유사하다는 점으로 표절논란에 휩싸이며 곤욕을 치렀다. 이에 대해 로이킴은 수차례 해명했지만 석연치 않은 부분들이 드러나며 폭풍은 더욱 거세졌다.

뿐만 아니라 생애 첫 단독 콘서트 ‘러브 러브 러브(Love Love Love)’에서 버스커버스커 장범준에 대한 발언으로 구설수에 올랐으며, 배우 박수진과의 열애설로 몸살을 앓아야 했다.

그러나 오디션 스타로서 이례적이게 지상파 음악 방송을 통해 다수의 1위를 차지했던 로이킴은 ‘제7회 Mnet 20's Choice’에서 ‘HOT 커버 뮤직상’, ‘부밍스타 남자상’ 등 2관왕을 차지했으며‘2013 MAMA’에서 ‘남자 신인상’을 차지하며 신인왕의 타이틀을 얻었다.

▶ 8월 학업을 위해 미국 워싱턴으로 출국했던 로이킴의 빈자리는 같은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 정준영이 채웠다. 현재 정준영은 음악 활동뿐만 아니라 예능에서도 큰 활약을 보이고 있다


# 힙합의 부흥기 속 디스전의 중심 ‘논란’ 이센스

유난히 뜨거웠던 지난 여름, 가요계를 더욱 뜨겁게 달궜던 사태가 발생했다. 국내 힙합계가 사상 초유의 디스전을 겪은 것이다.

디스리스펙트(Disrespect)의 약자인 디스는 힙합 문화에서 랩으로 상대를 비판하는 것을 의미하며, 이전에도 종종 마주할 수 있었던 일이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 힙합의 부흥기 속에서 장기전으로 돌입하며 뜨거운 감자가 됐다.

사태의 중심에는 슈프림팀 전 멤버 이센스가 있었다. 이센스는 ‘유 캔트 컨트롤 미(You Can't Control me)’를 통해 전 소속사인 아메바컬쳐와 소속가수 다이나믹 듀오를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에 다이나믹 듀오 멤버 개코는 ‘아이 캔 컨트롤 유(I Can Control You)’라는 곡으로 이센스에게 맞대응했다.

둘만의 싸움일 것 같던 이 사태는 스윙스와 사이먼디 등 이센스와 개코를 둘러싼 래퍼들과 어글리덕, 테이크원, 딥플로우 등의 가세로 더욱 불꽃이 튀었다. 그러나 일주일째로 접어들던 디스전은 순식간에 차갑게 식어버리며 힙합계의 위상만 하락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디스전은 힙합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을 높이는데 일조했다.
사상초유의 공개 디스는 그동안 힙합에 별 관심이 없던 사람들까지 시선을 주기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힙합의 문화나 음악으로까지 관심이 옮겨가게 됐던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 같은 관심이 ‘노예계약’, ‘배신’, ‘대마초’ 등 자극적인 가사내용이나 폭로전에만 집중되면서 ‘힙합은 원래 이런 것’이라는 부정적인 인식을 남겼다는 점이다.


▶ 올해 힙합시장은 부흥기였다. 디스전으로 주목받기 전인 상반기에 긱스, 배치기가 큰 사랑을 받았으며 하반기에는 다이나믹 듀오와 산이가 인기를 끌었다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ladydodo@starnnews.com도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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