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베’ 대항마 사이트 ‘일간워스트’ 나와 화제
2013.12.30 11:20
수정 : 2013.12.30 11:20기사원문
최근 젖병 테러, 호빵 테러 등 잇따른 파문의 중심에 섰던 '일간베스트 저장소(이하 일베)'의 대항마격 사이트인 '일간워스트 저장소'가 나와 화제를 모으고 있다.
프로그램 개발자 이준행씨는 지난 28일 '일간워스트 저장소(http://www.ilwar.com)' 사이트를 공개했다. 이씨는 '충격', '경악' 등 낚시성 온라인 기사 제목을 집계해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사이트 '충격 고로케'를 만든 주인공이다.
일간워스트(이하 일워)는 사이트 명에서 알 수 있듯이 일베를 패러디하고 일베와 반대되는 성향을 지향한다는 취지에서 만든 온라인 커뮤니티다.
일워는 "일간워스트를 만들어서 비추 버튼 이름을 민영화라고 지어야 한다"는 한 네티즌의 제안에서 시작됐다. 이에 이씨는 일베처럼 들어올 분 10명이 있다면 일워를 만들겠다고 공언했고, 실제로 10명 이상의 사람들이 방문 의사를 밝히면서 사이트를 만들기에 이르렀다.
일베의 대항마 사이트 일워가 생긴다는 소식은 트위터를 비롯해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퍼져나갔다. 이후 일워는 공개한 지 15분 만에 일일 트래픽 초과로 사용이 제한되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면서 이씨는 일워의 호스팅 서버를 더 큰 곳으로 옮겨야 했다.
이씨는 일베 사이트의 개발방식을 그대로 채용하기 위해 일베의 XE 방식을 일워에 그대로 도입했다. 아울러 네티즌의 건의대로 일베에서 '민주화'라고 불렸던 비추천/반대 버튼을 '민영화'란 명칭으로 대체했다. 일베에서 민주화를 부정적인 의미의 단어로 쓰고 있다면 일워에서는 민영화를 좋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베 운영자 닉네임이 '새부'라면 일워 운영자 닉네임은 이를 패러디한 '세부'다. 아울러 일베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조롱하거나 비하하기 위해 '~盧(노)' 체를 쓴다면, 일워에서는 일베의 '~노'체를 살짝 바꿔 동학농민운동의 뜻을 기린다는 뜻에서 '~농(農)' 체가 사용되고 있다.
일워를 접한 네티즌들은 다수가 신선하다는 반응이다. 트위터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일간워스트 보면 볼수록 웃기다. 일베를 잘 비틀었다", "일워 만든 분들에게 제가 진심 치맥(치킨+맥주) 쏘고 싶네요" 등의 글들이 올라왔다. 그러나 극과 극은 통한다며 일워 정체성에 문제를 제기하는 네티즌들도 종종 눈에 띄었다.
이와 관련, 일워를 만든 이씨는 "일워가 이렇게 폭발적인 반응을 얻을 줄은 몰랐다. 접속자가 몰리다 보니 사이트를 새로 만들고 있다"면서 앞서 일베가 12억원에 매각됐다는 설이 있는 것과 관련, "일워가 잘 돼서 (일베처럼) 12억에 팔리면 3억은 사이트 제안자 분에게 드릴 예정이다. 전셋값 마련에 보탬이 되고 싶다"는 농담 섞인 말도 덧붙였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