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감자 ‘오픈 카지노’

      2014.01.05 17:10   수정 : 2014.10.30 18:09기사원문

"세상에는 절대적으로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없다. 모든 것은 우리의 생각이 그렇게 만들어 낼 뿐이다."

셰익스피어는 400여년 전 그의 작품 '햄릿'에서 인간사에 대해 이렇게 갈파했다. 좋은 것과 나쁜 것, 행복과 불행을 결정짓는 것은 외부 환경이 아니라 그 환경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에 대한 선택에 달려있다는 얘기다.

최근 인천경제자유구역 내 외국계 자본의 복합리조트(IR·Integrated Resort) 투자에 따른 신규 허가와 맞물리면서 IR의 핵심인 카지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오픈 카지노(Open Casino)' 허가 여부를 놓고 도박중독 폐해가 크고 국부 유출 가능성이 있다는 논리로 반대하는 주장과 외자유치 및 관광레저산업 활성화, 일자리 창출 등을 들어 찬성하는 의견이 팽팽하다.

'오픈 카지노'란 말 그대로 외국인은 물론 내국인도 출입이 가능한 카지노를 말한다. '뜨거운 감자'일 수밖에 없는 이 문제를 풀기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도박중독 등 사회적 병폐가 커 내국인의 카지노 입장을 제한한다는 취지는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우리 국민의 의식 수준이 도박과 레저를 구분 못할 정도인지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산업의 논리로만 따져보면 죄악산업으로 치부되는 카지노는 부정적인 면보다는 긍정적인 효과가 훨씬 크다. 한 가지 예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내국인 출입이 가능한 강원랜드의 경우 한 해 매출이 1조2000억원을 넘는다. 현재 국내에서 운영되고 있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는 10여곳에 이르지만 이들의 매출을 모두 합쳐야 강원랜드 1곳의 매출과 맞먹을 정도다.

이런 점에서 외자 유치와 관광레저산업의 활성화 등을 위해 이제는 오픈 카지노에 대해 논의할 때가 됐다는 업계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문제는 카지노에 대한 국민들의 의식이다. 셰익스피어의 말처럼 세상에는 절대적으로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없기 때문에 그 환경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가 관건이다. 그것이 국가나 국민에게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산업이라면 부작용이 다소 따르더라도 장기적으로 대책을 마련해 추진해가면 된다.

이웃나라 일본도 오는 2020년 도쿄올림픽 개막에 맞춰 2018년 내국인 출입이 가능한 카지노 개장을 준비하고 있다. 또 오는 2025년이면 강원랜드의 내국인 독점 기간도 만료된다. 앞으로 10년 정도 남은 이 기간에 문화체육관광부 등 정부 관련기관은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면 좋을지 면밀히 연구·검토해야 한다.

누구나 알고 있듯이 카지노는 '굴뚝 없는'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자동차(71%)나 휴대폰(52%), 반도체(43%)보다 외화가득률이 높다. 싱가포르의 카지노 리조트 마리나베이 샌즈와 센토사 월드가 오픈 2년 만에 관광수입이 41% 증가하고 약 3만5000명의 일자리를 창출한 점 등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내국인 출입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용시간과 금액을 제한하는 것은 물론, 도박 치유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는 정부기관의 설립도 필요해 보인다. 또 사업 허가에서 사후 관리까지 정부가 나서 법.제도 등을 정비하고 카지노를 통한 수익금의 일부를 도박관리자금으로 환수하는 장치도 마련해야 한다.
이제 오픈 카지노에 대한 논의를 더 이상 미룰 이유가 없다.

dksong@fnnews.com 송동근 문화스포츠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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