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경단녀’의 화려한 부활, 롯데·CJ·신세계가 뛴다
2014.01.07 17:05
수정 : 2014.10.30 17:49기사원문
'규제는 많아도 일자리 창출은 일등.'
박근혜정부의 핵심 국정 과제인 '시간제 일자리' 창출이 가장 잘 진행되고 있는 산업 분야가 사실상 식품.유통업계다.
식품·유통업계는 경력단절 여성 리턴십을 내세우며 여성들의 시간제 일자리 창출에 그 누구보다 앞장섰다.
■CJ그룹 '경단녀' 신조어
CJ그룹은 지난해 대기업 최초로 출산이나 육아로 직장을 떠나야 했던 여성 인력을 대상으로 재취업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지난해 6월 시행계획을 발표한 CJ리턴십 프로그램은 제일제당 백설 브랜드 탄생 60주년을 기념해 경력단절 여성들의 성공적인 재취업을 돕고자 마련한 맞춤형 인턴 제도다. 여성에 맞는 시간제, 전일제 일자리 매칭 및 개발을 통해 CJ그룹 안팎으로 여성형 일자리를 늘려나가자는 취지로 기획됐다.
CJ그룹의 경력단절 여성 리턴십이 사회적인 관심을 받으면서 '경력단절여성'의 줄임 말인 '경단녀'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지기까지 했다. CJ그룹의 리턴십은 모든 처우가 정규직원과 동일하며 급여와 일부 현금성 복리후생만 근무시간에 비례해 지급된다.
타기업들의 시간선택제 일자리가 대부분 캐셔, 콜센터 상담원, 매장 관리 등 지원성 업무임에 비해 CJ는 홍보, 디자인, 인사, 마케팅 등 전문직군에도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마련해 질적으로도 차별화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여성 인력이 가정과 직장생활에서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도록 초과근무를 시킨 상사에게 '경고' 조치를 하고 5회 이상 경고가 쌓이면 연말평가 등급을 하향 조정하는 '리턴십 케어 시스템'도 도입, 주부 인력의 소위 '칼퇴근'을 제도적으로 보장한다.
지난해 8월부터 6주간의 인턴 근무를 거쳐 최종 입사한 116명에 이어 앞으로도 CJ그룹은 상.하반기 연 두 차례 CJ리턴십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여성형 직무 개발, 창취업 컨설팅 등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또한 만 55세 이상의 시니어를 대상으로 'CJ시니어 리턴십 프로그램'을 추가로 실시해 장년층의 재취업에도 새로운 반향을 불러일으킬 계획이다.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 직접 챙겨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이 직접 나서 여성 일자리와 시간제 일자리를 챙기고 있다. 이미 롯데그룹은 올해 상반기까지 시간선택제 일자리 2000여개를 만들기로 한 상황이다. 이를 통해 경력단절여성과 재취업을 희망하는 중장년층 고용을 확대하기로 한 것. 고용 보장은 물론 4대 보험 가입, 차별 없는 임금 및 복리후생 등이 보장된다.
주요 계열사별로 보면 롯데백화점이 고객만족(CS) 강사 및 힐링상담원, 롯데마트가 상품안전.서비스.디자인 담당, 롯데시네마가 영화관 관리사원, 롯데리아가 점포관리 담당, 롯데하이마트가 점포관리 및 판매사원을 채용 중이다. 이 외에도 롯데호텔, 롯데카드, 롯데손해보험, 롯데홈쇼핑 등이 참여하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일자리 창출을 통해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려는 사회적 노력에 동참하기 위해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마련키로 했다"고 밝혔다.
신 회장은 더불어 여성인력 육성에도 적잖은 공을 들이고 있다. 실제 지난해 12월 롯데 'WOW(Way of Women) 포럼'이 열렸다. WOW 포럼은 롯데그룹의 여성 리더십 포럼으로, 그룹의 여성 인재 강화에 대한 의지를 공유하고 여성 간부들의 자긍심을 높이기 위해 2012년 처음 마련됐다.
신 회장은 이 자리에서 "기업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여성 인력 육성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우수한 여성 인재들이 걱정 없이 일할 수 있는 근무환경을 조성하는 데 롯데가 앞장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롯데그룹은 지난해 상반기 신입 채용 시에는 여성 직원 비율이 36%를 넘어섰으며, 지난 2008년에는 95명에 불과했던 여성 간부사원도 2013년에는 임원을 포함, 총 689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신세계그룹 '리턴맘' 등 경력자 활용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총 2000여개의 시간제 일자리를 창출했다. 시간제 일자리란 자신의 의지에 따라 전일제나 파트타임 근무를 고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정규직과 동일한 복리후생 혜택이 보장되는 일자리를 말한다. 다만 임금은 일하는 시간에 비례해 적용된다.
지난해 10월 현재 이마트 캐셔(330명) 및 스타벅스 부점장(18명), 바리스타(770명) 등 1068명이 고용돼 현장에서 근무 중이다. 이들은 직무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대부분 주25시간씩 일하고 있다.
스타벅스의 경우 특정시간대 고객이 몰리는 커피전문점의 특성을 고려해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매장 점장 및 부점장 출신으로 출산 및 육아로 인해 퇴사한 여성 인력에게 직장에 복귀할 기회를 제공하는 '리턴맘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도입했다.
이미 지난해 10월 뽑힌 제1기 '리턴맘' 18명이 하루 4시간 주5일 부점장으로 근무하고 있고 이달부터 '리턴맘' 20명이 출근할 계획이다. 리턴맘들은 스타벅스 기본 급여 및 상여금 외에 성과급, 의료비, 학자금 등 정규직과 동일한 복리후생 혜택을 받는다.
이마트도 지난해 계산원을 대상으로 정년퇴직자 중 희망자에 한해 재취업 기회를 줬다. 지난해 퇴직자 20명 중 직장 복귀를 원하는 12명을 시간선택제 일자리로 재고용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시간선택제 일자리에 대한 혜택 범위를 지속적으로 넓힐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면서 "사회적 약자들이 당당하게 일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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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urage@fnnews.com 전용기 이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