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달, 말러 진검승부
2014.01.08 17:21
수정 : 2014.10.30 17:42기사원문
구스타프 말러(1860~1911)는 10편의 교향곡을 작곡했지만, 생전 인정받은 곡은 드물었다. 세상을 떠나고 반세기가 지나서야 그의 존재가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은 말러를 위해 지휘봉을 잡았노라 언하는 유명 지휘자도 있고, 말러를 추앙하는 무리들을 일컫는 '말러리안'들의 존재도 있다.
오스트리아 출신 유대계였던 말러는 독일 후기 낭만주의 대표 작곡가이자 기존 교향곡의 틀을 깬 혁신의 음악가였다. 평생 나그네로, 이방인으로 살면서 그는 삶을 음악에 녹였다. 첫 교향곡을 발표한 게 나이 스물여덟이던 1888년, 마지막 교향곡을 남긴 건 아내 알마의 외도로 번민의 시간에 빠졌던 1910년. 그는 이 마지막 교향곡 10번을 작업하다 결국 미완성인 상태로 두고 세상을 떴다.
새해 첫달부터 국내 클래식 무대는 말러 교향곡으로 불이 붙는다. 그의 첫 교향곡과 마지막 교향곡을 하루 간격으로 국내 두 오케스트라가 연주에 나선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은 데릭 쿡이 연주회용 버전으로 완성한 말러의 '교향곡 10번'을 오는 23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 올린다. 휴스턴 심포니 음악감독인 오스트리아 출신 한스 그라프(69)가 지휘봉을 잡는다. 서울시향 악장이자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악장인 불가리아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스베틀린 루세브는 에리히 볼프강 코른골트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들려준다. 1만~7만원. 1588-1210
상임지휘자 요엘 레비가 이끄는 KBS교향악단의 올해 첫 정기연주회 메뉴도 말러다. 서울시향의 연주회 다음날인 24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KBS교향악단은 말러 교향곡 1번 '거인'을 연주한다. 루마니아에서 태어나 이스라엘에서 자란 레비는 말러 스페셜리스트로 불린다. 그가 들려주는 국내 첫 말러 연주라는 점도 이번 공연의 관전 포인트. 뮌헨 ARD 국제음악콩쿠르 2위에 올랐던 한국계 미국인 바이올리니스트 크리스텔 리의 시벨리우스의 바이올린 협주곡도 만날 있다. 2만~6만원. (02)6099-7400
최진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