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책 낸 전기공학도,정진교 한국전기硏 선임연구원

      2014.02.14 17:48   수정 : 2014.10.29 18:17기사원문

"우리나라에서 수학에 대한 사교육을 많이 하니 수학의 원리에 대한 근본 지식이나 지혜도 많은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렇지 않더라고요. 수학의 원리에 대해 자세히 설명할 수 있는 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국전기연구원(KERI) 전력기기연구센터 정진교 선임연구원은 14일 전기공학도인 자신이 수학책을 발간하게 된 이유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정 선임연구원은 지난 1994년 한국전기연구원에 입사한 이후 전자장 수치해석을 이용해 전기 차단기에 대한 성능 비교분석을 수행하는 등 전기공학자로서의 삶을 살아왔다. 전기공학자로서의 삶을 살면서도 평소 수학에 대한 관심을 꾸준히 갖고 있던 그는 어느 날 우리나라 학생들이 입시를 위한 도구로서만 수학을 접해 정작 중요한 수학의 기본 원리는 잘 알지 못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정 선임연구원은 "공대에 입학해 공업수학 과목을 전공필수로 배우면서 '도대체 왜 이렇게 되는 것인지' 등을 생각하다 결국 시간에 쫓겨 증명이나 유도과정을 뒤로하고 문제풀이에만 몰두하다 졸업하게 되는 경우를 많이 봤다"며 "지난 20여년간 개인적으로 관심을 가졌던 수학의 원리와 궁금해 하던 내용을 꾸준히 모아 지난해 하반기부터 6개월간 정리 작업에 돌입했다"고 말했다.

정리작업의 결실로 지난해 12월 초 그는 '도약을 위한 수학-바보 도트는 소리'를 발간했다. 이 책은 공과대생을 대상으로 수학의 원리와 기초 개념을 설명하고 있다.

왜 공과대생을 대상으로 수학책을 발간하게 됐을까. 정 선임연구원은 "우리나라 교육과정에서 수학을 교육하는 방식을 살펴보니 중.고등학교 때는 원리에 대한 설명은 나중에 대학 가서 배우란 식으로 문제를 푸는 방식만 가르치는데, 막상 대학에 들어가면 고등학교에서 다 배운 내용이라 생각해 슬쩍 넘어간다"며 "수학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과 원리에 대해서는 어느 곳에서도 배울 수 없는 것 아닌가 하는 개인적인 의문이 들기 시작했고, 특별히 공업수학을 배우는 공대생을 대상으로 집필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에 발간한 '바보 도트는 소리'는 공과대학 1,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와 일반수학, 공업수학과 관련된 기본 원리와 개념에 대해 설명한다. 고등학교 때 배웠던 미분과 적분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뿐만 아니라 이에 대한 기본 개념과 유도과정을 상세하게 설명한다.
직각은 왜 90도인지와 원주율 π(파이)는 왜 초월수인지 등 평소에 궁금했지만 미처 알지 못했던 숨겨진 상식을 쉽게 풀어 알려준다.

정 선임연구원은 이번에 발간한 '바보 도트는 소리'의 내용을 좀 더 보완하고 수학에 동양철학의 내용을 더한 책을 출간할 계획이다.


그는 "본업인 연구원으로서의 삶에 충실하면서 틈틈이 새로운 책을 준비해 나가겠다"며 "수학의 전 분야를 조망하고 재밌게 설명함으로써 젊은 세대가 수학을 포기하지 않고 즐길 수 있도록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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