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오바마-달라이 라마 회동 “내정간섭” 반발

      2014.02.21 16:20   수정 : 2014.10.29 15:09기사원문
【베이징=김홍재 특파원】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티베트의 달라이 라마를 만난 것에 대해 중국이 '내정 간섭' 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두 사람의 회동과 관련 논평을 통해 "우리는 엄중한 우려를 표명한다"며 "이미 미국 측에 엄중한 교섭(항의)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는 "시짱(티베트)사무는 중국의 내정에 속하는 문제로 어떤 국가도 간섭할 권한이 없다"며 "미국 측이 지도자와 달라이 라마의 회견을 마련한 것은 중국 내정에 대한 난폭한 간섭이며 국제관계의 준칙을 엄중하게 위반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특히 "중미 관계를 엄중하게 훼손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미국이 중국의 우려를 진지하게 처리해 즉각 미국 지도자의 달라이 라마 회견 계획을 취소하고, 달라이 라마가 미국 내에서 반중 분열활동을 하기 위한 편리와 토론장을 제공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달라이 라마에 대해선 "종교를 깃발로 내세워 장기간 반중 분열 활동을 하는 정치적 망명자"라고 비난했다.

앞서 달라이 라마는 이번 미국 방문전인 지난 19일 시사주간지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에 대해 "용감하게 중국 부패 문제에 대처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시 주석의 언론 검열 제도를 "불신과 의심을 키우는 비현실적 조처"라고 성토했다. 그는 10억에 달하는 중국 빈민을 보호하려면 현 중국 정부가 사법 개혁을 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반면 케이틀린 헤이든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지난 20일 성명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국제적으로 존경받는 종교·문화 지도자라는 점에서 달라이 라마와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헤이든 대변인은 "미국은 중국내 인권과 종교적 자유를 강하게 지지한다"며 중국 당국이 달라이 라마와 조건 없는 대화에 나설 것을 오바마 행정부가 재차 촉구할 계획이라며 이번 회담의 정당성을 설명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이 2년 반 만에 달라이 라마와 다시 회동하는 것에 대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행보로 분석하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오바마 2기 출범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취임 이후 미·중 관계가 중국의 일방적인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 재설정과 동·남중국해에서 벌어지는 영유권 분쟁 등으로 경색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hjkim@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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