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마운트곡스 파산 ‘곡소리’… 비트코인 규제 강화 목소리

      2014.03.02 17:33   수정 : 2014.10.29 08:50기사원문

가상화폐 비트코인 최대거래소인 일본 도쿄의 마운트곡스(Mt.Gox)가 지난달 28일 파산하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워싱턴포스트(WP), NBC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뉴욕의 연방검찰이 수사에 착수했고, 일리노이주에서는 집단소송 자격을 얻기 위한 소송도 제기됐다.

발행·규제기관 없이 전적으로 사용자들의 신뢰에 존립기반을 둔 비트코인이 신뢰의 위기를 겪으면서 향후 전망이 불투명해졌다는 예상과 이번 사태는 보안이 허술했던 마운트곡스만의 문제로 되레 비트코인의 도약을 위한 전기가 될 것이란 낙관이 혼재하고 있다.

한편 마운트곡스가 자사 비트코인을 포함해 85만비트코인, 4억7000만달러(약 5011억원) 상당이 계정에서 사라졌다고 밝혀 인터넷에 이를 찾기 위한 '보물사냥'이 시작됐다.

■규제 강화 목소리 고조

WSJ는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뉴욕 남부 연방검찰이 마운트곡스를 타깃으로 잡아 비트코인 관련 수사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수사 범위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검찰은 마운트곡스에 소환장을 보냈고, 특정 서류들을 보관할 것을 요구했다.

전날 일리노이주에서는 마운트곡스를 상대로 한 고객이 집단소송 자격을 얻기 위한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마운트곡스 계정에서 2만5000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이 사라졌다며 소송을 냈다.

비트코인 관련 규제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미 소비자금융보호청(CFPB)과 연방거래위원회(FTC)는 몇주 전부터 이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비트코인에 관할권을 갖고 있는지를 검토 중이며 연방준비제도(Fed) 역시 지난달 재닛 옐런 의장이 '가상화폐가 Fed 감독하에 있는 은행들에 접촉하지 않는 한' 규제에 나설 권한이 없다고 밝혔지만 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민주당 소속인 조 맨친 상원의원은 아예 지난주 비트코인을 금지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정부의 규제를 강화하라는 요구는 비트코인이 당면한 최대 위험요인이 될 전망이다.

■전화위복 될까 사양길 들어설까

비트코인 전망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비판론자, 낙관론자들 모두 마운트곡스 파산이 전환점이 될 것으로는 보고 있지만 서로 다른 미래를 예상하고 있다.

Fed 조사관 출신의 마크 윌리엄스 보스턴대 경영대학원 재무학 교수는 "마운트곡스는 비트코인이 태생적으로 갖고 있는 구조적 문제점을 드러내는 축소판"이라면서 "분권화된 거래 방식, 익명성, 약한 통제환경에서는 투자자들이 큰 위험에 노출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마운트곡스가 파산했다는 게 놀랄 만한 게 아니라 최대 비트코인 거래소가 얼마나 느슨하게 관리됐는지 그 정도가 놀랍다"면서 "고객들은 거래소에 의지했지만 거래소는 고객들의 안전을 지키는 데 집중하지 않았다. 다른 거래소가 그러리라는 걸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는가"고 말했다.

신뢰를 잃고 있어 전망이 어둡다는 것이다.

비트코인은 법정통화가 아니고, 시스템 역시 제도권의 보호를 받지 못하기 때문에 마운트곡스 같은 거래소가 파산하면 은행파산과 달리 돈을 되돌려 받지 못할 수 있다.

보안컨설팅 업체 시큐리티 컴파스의 조프 보건 컨설턴트는 해커들의 공격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다만 "업계도 해커들이 가장 취약한 타깃을 노린다는 교훈을 이번에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거래소들이 문제를 신속히 찾아내려 할 것이라면서 다만 과정은 험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비트코인 등의 가상화폐가 제도권에 흡수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은행의 대명사 격인 JP모간이 비트코인 같은 가상화폐 시스템 특허를 준비 중이고, 온라인 장터 세컨드마켓은 지난주 비트코인 거래 플랫폼을 출범시켰다.

■보물사냥 열풍 조짐

현금과 달리 비트코인은 누구나 볼 수 있는 장부에 거래 내역이 기록되기 때문에 흔적을 남기고 이를 추적하면 마운트곡스에서 사라진 비트코인을 찾을 수 있다.

이때문에 온라인 상에는 사라진 비트코인을 찾기 위한 보물사냥 열풍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마운트곡스가 사라졌다고 밝힌 85만비트코인은 전체 비트코인 거래 물량의 7%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비트코인 사냥꾼들은 흔적을 찾아내기 위해 팀을 구성해 움직이고 있다. 사라진 비트코인을 찾아내면 보물선을 찾는 것과 같은 '대박'을 터뜨리는 셈이다.


한편 마운트곡스 파산 신청 소식에 비트코인 가격은 더 떨어졌다. 지난 주말 2위 비트코인 거래소인 코인데스크의 가격지수에 따르면 1비트코인당 549달러로 하락했다.


도입 당시 1비트코인=1달러를 목표로 5년 전 출범해 2012년 하반기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비트코인은 지난해 초 13달러에서 12월 1100달러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올 들어 중국 등의 비트코인 금지 소식에 하락세로 돌아서 지금은 최고치 대비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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