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성남고등지구 재수용 보금자리주택 승인 유효”

과거 취락구조개선사업 과정에서 국가가 협의 취득한 땅을 보금자리주택건설 사업계획을 이유로 재수용하는 것은 위법하다며 경기 성남 고등지구 주민들이 소송을 냈다가 패소했다. 법원은 취락구조사업 이후 26년이 흐른 만큼 보금자리주택사업의 목적과 충돌하지 않고 이를 통해 달성되는 공익이 더 크다는 취지로 판결했다. 주민재산권 침해 주장에 대해서도 법원은 정당한 보상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만큼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3일 법원에 따르면 지난 2012년 1월 당시 국토해양부(현 국토교통부)는 성남시 고등·시흥동 일대에서 보금자리주택지구 지정계획을 승인했다. 이에 최씨 등은 같은 해 12월 국토부의 사업계획 승인이 무효라며 소송을 냈다.

사업계획이 승인되면 토지를 다시 수용하는 절차가 이뤄지는데 성남시가 지난 1986년 취락구조개선사업을 명목으로 이미 해당 지구 땅을 협의 취득했다는 이유에서다.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제19조 2항은 공익사업에 수용되거나 사용되고 있는 토지 등은 특별히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다른 공익사업을 위해 수용하거나 사용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를 근거로 최씨 등은 "지난 2007년부터는 자연취락지구 정비공사로 해당 땅 일부에 대한 보상 절차가 진행 중이고, 토지를 다시 수용해야 할 특별한 필요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최씨 등은 △보금자리주택사업 지구를 정하면서 관련 법령에 따라 주민과 전문가 의견을 듣는 절차가 없었던 점 △취락구조 개선사업이 진행된 다른 경기지역은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되지 않아 평등권을 침해한다는 점 △사업계획 승인으로 인한 공익보다 주민들의 재산상 불이익이 커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점을 근거로 위법성을 주장했다.

소송을 맡은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반정우 부장판사)는 최모씨 등 성남 고등지구 주민 최씨 등 26명이 국토부장관을 상대로 낸 보금자리주택건설 사업계획 승인처분 무효확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취락구조개선사업이 실시된 후 무려 26년여가 지났기 때문에 이 사업의 목적이 충분히 달성됐으며 공익사업법 제19조 2항에 비춰 취락구조개선사업과 보금자리주택사업의 공익이 직접 충돌한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e-mail] 이다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