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조선 선수금환급보증 부실로 은행권 외화부실자산 급증
2014.03.10 17:54
수정 : 2014.10.29 05:15기사원문
국내은행들의 외화부실자산이 지난해 STX조선해양 구조조정에 따른 선수금환급보증(RG) 부실로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STX조선해양의 RG 규모만큼 다른 외화부실자산을 처리하도록 지도할 방침이어서 시중은행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다음달까지 각 은행들에 외화부실자산 정리계획을 보고받기로 했다.
지난해 STX조선해양 구조조정 등으로 RG 부실이 늘어나면서 국내은행의 외화대출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이 지난해 말 현재 지난 2011년 1.84%에 이어 2년 만에 또 다시 1.84%를 기록한 것이다. 2012년 말 1.64%에 비해 0.2%포인트 늘어났다.
금호아시아나그룹 등 기업 구조조정이 촉발됐던 2010년 말 1.94%를 기록했던 외화대출 고정이하여신비율은 계속 하락세를 보였지만 지난해 STX조선해양 구조조정으로 또 다시 늘어난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 밖에도 은행들이 해외지점의 부당대출이나 법인 부실이 늘어나면서 외화부실자산 관리가 시급해졌다"며 "STX조선해양의 RG 규모만큼 여타 부실자산을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올해 상반기 중으로 은행권의 부실외화자산 정리 목표치를 정하고 연말까지 은행별로 이행상황을 점검할 방침이다.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한 은행은 개별지도를 강화하기로 했다.
은행별 STX조선해양의 RG 규모는 농협은행이 가장 많은 6908억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 다음으로 산업은행 5500억원, 우리은행 1287억원, 신한은행 140억원이다.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STX조선해양의 RG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 다만 국민은행은 추가로 현재 문제되고 있는 일본 도쿄지점의 부실대출에 대한 충당금 적립 등을 추진해야 한다. 현재 국민은행의 도쿄지점 대출부실은 400억원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추가로 더 확대될 우려가 있어 국민은행에서도 추가 부실을 조사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STX조선해양의 RG 수준만큼 외화부실자산을 정리하려면 일단 해외법인의 부실 등을 최대한 상각하거나 매각해야 한다"며 "내부적으로 금감원에 보고할 이행계획을 세우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말했다.
maru13@fnnews.com 김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