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관행’ 깨고 전세 등장..‘콧대 낮춘’ 여의도 빌딩들
2014.03.18 17:16
수정 : 2014.10.29 02:53기사원문
최근 서울 여의도 빌딩에 빈 사무실이 늘어나면서 '임차인 모시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임대료 할인은 기본이고 월 임대료를 2~3개월씩 면제해주는 '렌트프리'가 속출하더니 최근엔 오피스 임대차 계약에서 쉽게 보기 힘든 전세계약도 이뤄지고 있다.
■여의도권 평균 공실률 17.2%
18일 교보리얼코 등 부동산관리업체 등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여의도권 대형 오피스빌딩의 평균 공실률은 17.2%를 기록했다. 서울 강남권이 5.3%, 도심권이 9.1%인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데다 서울 평균(9.2%)의 두 배에 육박한다. 여의도권은 서울국제금융센터(IFC) One 빌딩이 준공됐던 지난 2012년 9월 이후 15%가 넘는 공실률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현재 One IFC 빌딩은 100% 만실이 됐지만 55층 규모의 Three IFC 건물은 모두 공실에 Two IFC 건물은 60%만 들어차 있는 상태다. 지난해 말 완공된 여의도 전경련회관(지하 6층~지상 50층)도 연면적 16만8000㎡ 중 절반이 빈 상태라는 것이 빌딩관리업계의 전언.
여의도의 한 랜드마크급 빌딩은 여러개 층을 쓰던 증권사가 지난 2012년 말 이전해 나간 뒤 공실률이 높아지면서 최근 한 협회와 전세로 임대차 계약을 앞두고 있다. 이 빌딩 관계자는 "현재 전세 계약을 제안한 상태로, 이달 말에서 다음달 초 정식 계약을 앞두고 있다"며 "최근 여의도에 6개월까지 월 임대료를 면제해주는 등 렌트프리가 비일비재한 상황에서 그것보다는 목돈을 운용할 수 있는 전세가 나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파격적인 계약 잇따라
장진택 리맥스코리아 이사는 "오피스빌딩 임대차 계약에서 전세는 거의 없고 대부분 월세"라며 "전세로 계약을 맺었다는 것 자체가 파격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의도의 경우 IFC 빌딩이 들어오고 난 후 공실률이 높아져 임차인들이 '갑'이 됐다"며 "심지어 입주를 희망하는 업체를 위해 기존 빌딩과의 계약 페널티를 대신 해결해주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인테리어를 대신 해주는 경우도 늘고 있다. 원빌딩 정동훈 팀장은 "최근 여의도 공실률이 고공행진하면서 '입주자 모시기'가 더 어려워졌다"며 "중소형 빌딩의 경우 입주 업체를 위해 회의실 등 내부 칸막이 등 룸시설을 위한 인테리어 공사를 대신 해주거나 대형 빌딩에서는 기존에 흔치 않던 전세 계약을 하는 경우가 생겨나고 있다"고 전했다.
교보리얼코 관계자는 "여의권역은 공실률이 높다보니 실제 외부로 보여주는 임대료보다 낮은 수준의 임대료를 제시하는 경우가 많고, 렌트프리 등도 비일비재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오피스빌딩은 월세를 받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협의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며 "여러 층을 쓸 수 있는 놓치기 싫은 임차인이 있을 경우 전세계약을 하거나 보증금이 높고 월세가 낮은 반전세 형태로 계약하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