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나니 집값이 3000만원 뛰었네” 잭팟 터진 인천 영종도

      2014.03.20 17:33   수정 : 2014.10.29 02:24기사원문

하루 3~4통 걸려오던 문의 전화가 20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카지노 허용 소식 하루 만에 50통 넘게 걸려옵니다. 기존에 집을 내놨던 물량도 자취를 감췄습니다. (현대 영종힐스테이트 B공인 관계자)

분양가 회복이야 시간문제 아니겠습니까? 영종도 특성상 주말에 집을 보러 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주말이 지나면 호가가 더 뛸 게 분명합니다. (하늘도시 우미린 2단지 W공인 관계자)
【 영종도(인천)=김현우 기자】 인천 미단지구에 리포&시저즈(LOCZ)' 외국인 카지노가 허용된다는 '카지노 잭팟'이 터지자 영종도 하늘마을이 글자 그대로 두둥실 떠올랐다.


매도물량은 실종되고 매수문의는 폭증했다. 로열층을 중심으로 호가는 하루 만에 10% 이상 뛰어 분양가 회복에 청신호를 켰다.

■ 골칫덩이가 '귀하신 몸'으로

20일 찾은 인천 중구 중산동 하늘마을 '영종힐스테이트' 아파트는 카지노 유치 소식에 매도물량이 자취를 감췄다.

현대건설이 2009년 9월 분양한 이 아파트는 1628가구 규모 대단지로, 전 가구가 전용면적 83㎡로 구성됐다.

한때 미분양으로 골치를 앓아 회사보유분을 가구당 1억원에 임대했던 신세에서 이제 '귀하신 몸'이 된 것이다.

단지 상가 내 B공인 관계자는 "현재 시세가 분양가 대비 20% 가까이 떨어진 상태여서 '카지노 호재'를 접한 집주인들이 더 이상 같은 가격으로 집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 "1주일 전만 해도 2억8000만~2억9000만원에 거래됐으나 지금은 호가가 3억2000만원까지 올랐다"고 말했다.

그는 "자고 나니 호가가 3000만원 이상 뛰었고 아직 그 가격에 거래는 없지만 곧 분양가 회복은 문제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종힐스테이트'와 도보로 15분가량 떨어진 '영종하늘도시 우미린 2단지'도 마찬가지다.

2012년 하반기 입주한 이 아파트는 전용 84㎡ 단일 면적의 1287가구로, 아직 분양가를 회복하지는 못한 상태. 전용 84㎡가 3억5000만원에 분양됐으나 최근 거래가가 2억7000만~2억9000만원 선이다.

인근 W공인 관계자는 "인천 앞바다가 조망되는 로열층은 매물이 없다. 카지노 허용 소식에 매수자들의 관심이 몰려 주말에 방문하겠다는 전화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인근 운남지구 역시 카지노 특수를 만끽하고 있다.

절반 가까이 미분양이던 운남지구 '영종 자이'의 경우 하루 새 10여채가 계약된 것. 급매물이 빠지면서 2억8000만원에 거래되던 전용 128㎡ 호가가 3억원을 넘어섰다.

■알짜 토지 가격 벌써 30%↑

영종 하늘도시를 중심으로 집값이 들썩이는 가운데 카지노가 들어서는 미단시티와 하늘도시 사이 토지 가격도 치솟고 있다.

카지노 발표 전 3.3㎡당 평균 100만~110만원 하던 게 20% 가까이 오른 상태다.

하늘도시에서 카지노 건설이 예정된 미단시티 방향으로 15분 거리에는 영종역이 들어설 예정이어서 올해 초부터 투자자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영종역 인근 G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까지 경기가 많이 좋지 않았다"며 "미단시티 일대 토지수용 해제로 깡통주택을 지어 용도변경을 했던 주민들이 2금융권 등에서 받은 대출금을 갚지 못해 자살하는 경우까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장 돈이 급한 몇몇 대기물량이 있긴 하지만 현 시세가 공시지가(대지 120만~150만원)보다 30만원가량 저렴해 땅주인들이 헐값에 거래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호재 발표 후 '쓰리데이즈 효과(3일이 지나면서 가격이 움직이는 현상)가 있어 주말을 기점으로 일부 급매가 소화되면서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천공항 제2청사 건립과 스태츠칩코리아 반도체공장 유치, 올해 7월 예정된 BMW 드라이빙 센터 완공, 카지노 허용이라는 호재가 잇달아 발표되며 미단시티 인근 예단포 지역은 정보를 먼저 입수한 매수자들이 30% 오른 가격으로 알짜 토지를 쓸어갔다는 것이 업계의 전언이다.

그러나 이런 분위기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정치권에서는 문병호 민주당 의원(인천 부평갑)이 19일 "영종도 카지노 적합 판정의 본질은 '떴다방'식 부동산 판매 전략"이라며 깎아내렸고 현지 주민들 사이에선 "정부가 영종도 개발이 잇달아 무산되자 또 하나의 카드를 꺼내들었을 뿐"이라며 "현지 주민들을 위해 이벤트식 개발 계획 발표보다 작은 것이라도 실제 추진할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실제 찾은 미단시티는 황량했다.
카지노 부지 앞의 8차선 도로는 지나다니는 차량 한 대 없었고 도로 위 교통안내판은 안내할 시설이 없이 파란 알몸을 드러내고 있었다. 인천 앞바다를 끼고 펼쳐진 호텔 등 숙박.레저시설 부지는 잡초가 무성했다.


현지 주민은 "도로 전기 등 인프라가 깔려 가로등을 켠 밤이면 미단시티가 푸른빛으로 외롭게 일렁인다"며 "이번 카지노 허용을 기점으로 사람들로 북적이는 미단시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kimhw@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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