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찾아올까 싶어 지금껏 시설서 일해”

      2014.03.23 17:42   수정 : 2014.10.29 01:58기사원문
생후 3개월여 만에 스웨덴으로 입양된 40대 여성이 친부모를 애타게 찾고 있다. 또 광주광역시에 사는 60대 남성은 아내를 대신해 어릴 적 헤어진 아내 가족의 행방을 수소문하고 있다.

23일 파이낸셜뉴스와 공동으로 '잃어버린 가족찾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경찰청 182 실종아동찾기센터에 따르면 현수미씨(44·여)는 지난 1971년 4월 13일 경북 경주의 한 여관 앞에서 발견됐다. 생일은 그해 4월 3일로 추정되고 이름은 경북 미아보호소에서 지어준 것이다. 현씨는 그 후 한 달가량을 위탁가정에 머물다 대한사회복지회로 옮겼고 같은 해 7월 말 스웨덴으로 입양됐다.

양철공인 양아버지, 전업주부인 양어머니는 아이를 갖지 못해 입양을 선택했는데 현씨를 데려올 당시 이미 두 살 많은 양아들이 있었다. 또 1년 뒤에는 현씨보다 두 살 어린 여동생을 추가로 입양, 세 명의 한국인 입양아를 키웠다.

현씨는 올해 초 처음으로 한국에 왔다.
당초에는 단순 방문이었으나 1년가량 머무르며 시간이 나는 대로 친부모를 찾아볼 요량이다. 지금은 숙명여대 한국어학당에서 한국어를 배우며 한국에 적응하고 있다.

또 정병용씨(63)는 부인 김영란씨(59)의 가족을 찾고 있다. 김씨는 서너 살 되던 무렵인 1958년 4월께 전남 광주군(현재 광주광역시) 방림면에 있던 광주하란고아원(현 사회복지법인 인애동산)에 입소했다. 너무 어렸던 탓에 '아줌마 두 명의 손을 잡고 철길을 따라 걸어왔다'는 것이 김씨에게 남은 기억의 전부다.

시설 입소대장에도 활발한 성격으로 노래를 잘 불렀다는 것 외에 가족을 찾을 만한 단서는 없었고, 당시 보모나 직원들도 별다른 기억을 하지 못했다.

생년월일은 1955년 7월 10일로 기재돼 있다. 김씨라는 성은 호적을 만들면서 시설에서 지어준 것으로 추정되지만 이름만은 본명일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다만 김씨의 양쪽 눈썹 옆에 흉터가 있는데 본인도 언제 어떻게 생긴 것인지 모른다고 한다.

김씨는 해당 시설에서 학교를 다니며 잘 자랐다.

고아원 운영자였던 부부(현 법인 이사장)가 친자식처럼 돌봐준 덕분이라고 한다.


김씨는 결혼을 하고 세 자녀를 키우면서도 시설을 떠나지 못하고 지금껏 시설에서 일하고 있다. '혹시 그때 그 아줌마들이 다시 찾으러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때문이다.


남편 정씨는 "유전자(DNA)검사를 비롯해 가족을 찾기 위해 백방으로 쫓아다녔다"며 "한시라도 빨리 아내가 가족을 찾아 뿌리를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blue73@fnnews.com 윤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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