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리데이즈 투킬’ 시한부 요원, 가정을 지켜라.
중년의 케빈 코스트너가 액션영화로 돌아왔다. ‘보디가드’, ‘늑대와 춤을’ 등 다양한 장르에서 액션 연기를 선보이는 그도 이제 세월을 거스를 수는 없었다. 희긋한 머리와 얼굴의 주름은 그도 이제 늙었다는 걸 보여준다. 하지만, 그만큼 깊어진 연기는 작품 속에서 빛을 발한다.
영화 ‘쓰리데이즈 투킬’는 초반부터 화려한 액션으로 시작한다.
CIA 산하에서 베테랑 요원으로 활약 중인 에단 러너(케빈 코스트너)는 가정을 버려둔 채 일만 몰두한다. 딸의 생일에 맞춰 전화한통을 걸기고 힘든 그는 돈만 벌어오는 기계로 전락한 중년의 가장과 비슷하다.초반 화려한 액션 장면이 이어지며 영화는 공식을 고스란히 따라간다. 각본을 쓴 뤽 베송은 기존 액션영화가 다르다는 걸 보여준다. 베테랑 요원 에단은 작전 중에 갑자기 쓰러진다. 병원으로 후송된 그는 결국 불치병이란 진단을 받는다. 길어야 3개월에서 5개월 사이의 시한부 인생을 판정받은 에단은 오랜 만에 집으로 돌아간다.
불치병에 걸린 비밀요원. 그는 인생을 다시 돌아보게 된다. 파리에 있는 집을 방문한 그는 아프리카 난민이 자신의 집에서 살고 있는 걸 목격한다. 자신과 달리 대가족을 이루며 살고 있는 난민가족은 에단과 묘한 대조를 이룬다. 감독은 난민과 주인공을 통해 가족의 소중함을 강조하고 있다.
에단은 오랫동안 떨어진 이혼한 부인과 딸을 찾아간다. 자신을 외면하려는 아내에게 사정을 이야기한 에단은 가족과 다시 친해지려고 노력한다. 뤽 베송은 단순한 휴머니즘 영화로 몰아가지 않는다. 불치병의 시약 때문에 다시 작전에 참가하게 된 에단은 가정과 작전을 오가며 위태로운 곡예를 시작한다.
범죄조직의 인물을 잡아 놓고 그에게 딸의 심리를 묻는 케빈 코스트너의 모습은 관객에게 웃음을 유발한다. 자신과 달리 가족과 일을 모두 성공한 범죄조직의 인물에게 딸아이의 고민을 묻는 모습은 상반된 상황은 각본을 쓴 뤽 베송의 재기발랄한 아이디어다.
‘터미네이터4’를 연출한 맥지 감독은 노련한 베테랑 요원 에단 러너 액션을 잘살려냈다. 노련한 에단은 지형지물을 잘 이용해 능글맞은 액션을 선보인다. 자전거를 이용해 앞차의 문을 막고 그 사이 뒷 차에 탄 핵심인물을 납치하는 모습은 캐릭터의 개성을 살려냈다.
극의 중심을 잡는 케빈 코스트너의 연기는 정말 훌륭하다. 딸과 다시 친해지려고 노력하지만, 뭘 해야 할지 모르는 에단의 난감함을 케빈 코스트너가 아니면 쉽게 표현할 수 없다. 영화의 또 다른 재미를 엠버 허드다. 첩보요원에 또 다른 요소는 섹시한 비밀요원이다. 엠버 허드는 제2의 안젤리나 졸리라고 불리고 있다.
극중 비비로 출연하는 그는 비밀에 쌓인 섹시함으로 영화에 재미를 더한다.시한부 가장이 가족과 재결합한다는 가족 영화라고 봐도 되지만, 뤽 베송은 가장의 직업을 비밀요원이라고 설정해 액션과 절묘하게 결합시켰다.
감동과 호쾌한 액션이 공존하는 영화 ‘쓰리데이즈 투 킬’는 4월3일 개봉한다./황인성 기자 news@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