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출신 벤처기업가 ‘전성시대’
2014.05.11 17:47
수정 : 2014.05.11 17:47기사원문
최근 몇 년간 네이버 출신의 성공한 벤처기업가들이 지속적으로 나오며 '네이버=벤처사관학교'란 말이 나오고 있다. 지난 2000년 벤처기업으로 시작한 네이버는 15년간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성장하며 국내 IT 산업을 견인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무엇보다 네이버 출신의 성공한 벤처 IT기업가들이 속속 등장하며 국내 IT산업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데 앞장서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출신의 대표적 IT벤처기업 대표는 카카오의 김범수 의장을 비롯해 선데이토즈 이정웅 대표, 우아한형제들 김봉진 대표, 게임인재단 남궁훈 대표, 와이디온라인 신상철 대표, 매드스마트 김창하 대표, 포도트리 이진수 대표, 링크투모로우 이길형 대표, 퓨쳐스트림네트웍스 신창균 대표 등이 있다.
최근에는 NHN엔터테인먼트 대표직을 내려놓은 이은상 전 대표가 카본 아이드란 게임회사를 설립해 네이버 출신 벤처기업가 대열에 합류했다.
가장 대표적인 네이버 벤처사관학교 출신으로는 카카오 김범수 의장이 꼽힌다. 지난 1998년 게임 포털 한게임을 설립한 김 의장은 2000년 이해진 의장이 창업한 검색 포털 네이버와 합병을 결정하며 NHN을 탄생시켰다. 하지만 2007년 김 의장은 NHN 대표직을 내려놓고 한게임 창업 멤버들과 회사를 떠나 이듬해 카카오를 설립했다. 이후 카카오톡은 국내 모바일메신저 시장을 발 빠르게 장악, 국내 대표적 모바일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
네이버 출신 벤처기업가 중 게임분야에 진출해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업체도 많다. 2012년 애니팡 신화를 만든 선데이토즈의 이정웅 대표가 대표적이다. 이 대표가 개발한 애니팡은 주로 젊은 층이 주 타깃이었던 모바일 게임 시장에 유아동부터 중장년층까지 유입시키며 모바일 게임 대중화를 선도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애니팡2를 선보인 선데이토즈는 2014년 1·4분기 매출 403억6600만원을 보이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개인용 컴퓨터(PC) 온라인 게임사 와이디온라인의 이진수 대표와 남궁훈 게임인재단 대표(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 전 대표) 그리고 캔디팡을 서비스하는 링크투모로우 이길형 대표 역시 국내 게임업계 활성화를 위해 활발히 활동 중이다.
이 밖에 네이버 출신으로 활약 중인 벤처기업가는 틱톡을 개발한 매드스마트의 김창하 대표, 포도트리 이진수 대표, 코코네 천양현 대표, 모바일 광고 카울리를 만든 퓨쳐스트림네트웍스 신창균 대표가 있다. 배달음식 응용프로그램(애플리케이션·앱)을 서비스하는 우아한 형제들의 김봉진 대표는 네이버에서 일할 당시 브랜드 마케팅 디자이너로 근무했다.
네이버 출신 벤처기업가들이 늘어나는 현상에 대해 일각에선 네이버가 규모가 커지면서 구조가 경직되다 보니 신사업 진출 결정이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초창기와 달리 네이버가 조직이 커지면서 검증되지 않은 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주저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며 "라인, 웹툰 등 많은 이용자를 확보해 수익화가 된 몇몇 분야를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가는 모양새"라고 분석했다.
네이버 출신의 한 벤처기업 대표는 "국내 최대 인터넷 기업으로 성장하면서 사회적 책임도 함께 커져 몇 해 전부터는 신사업 진출을 하면 상생 문제 등으로 정부나 여론의 비난을 받게 돼 신사업 진출을 신중하게 고려하는 듯하다"며 "때문에 창의적인 사업 아이템을 실현시키고자 하는 의지가 강한 사람들이 네이버를 떠나 직접 사업을 시작하는 사례도 느는 것 같다"고 말했다.
pja@fnnews.com 박지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