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목소리 듣자” 은행장은 ‘출타중’
침체된 영업환경을 타개하기 위해 은행장들이 소통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거래처를 방문해 고객의 입장을 이해하고 영업점 직원들을 만나 소통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이 같은 친근함을 바탕으로 한 '소통경영'을 통해 은행장들은 고객들의 신뢰와 더불어 내부 직원들 간의 결속력 강화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평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순우 우리은행장 겸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은행장에 오른 후 직접 고객들을 찾는 '현장경영'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30년 은행원을 거쳐 은행장에 오른 이 행장은 조직의 수장은 현장을 알아야 한다고 줄곧 강조해 왔다.
지금도 한 달에 10곳 이상의 중소기업 거래처를 직접 방문하는 이 행장은 이동시간을 줄이기 위해 버스전용차로를 이용할 수 있는 승합차로 차량을 바꾸기도 했다.이 회장은 최근 "영업이 잘되고 있는 거래처보다는 새로 영업을 시작해야 하는 곳을 직접 발로 뛰는데, 실제 거래가 성사된 곳도 다수 있다"며 향후 이 같은 행보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서진원 신한은행장은 이달 말부터 전국 주요 지역 중소기업 거래처를 직접 방문하는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평소 "소통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강조해 온 서 행장은 영업점을 찾아 직접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필요한 지원방안을 즉각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지난달 22일 부산·울산·경남 지역 방문을 시작으로 이달 강원·대전·충남·광주·호남지역 등을 차례로 찾아 현장 경영 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내부 소통'에 중점을 두고 움직이는 은행장들도 있다.
김주하 농협은행장은 지난달 27일 전국 영업본부장 17명과 화상회의를 진행했다. 시간 및 거리 제약상 잦은 의견 교류가 어려웠던 지방 본부의 책임자들에게 지역별 현안과 건의사항 등 목소리를 직접 듣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 김 행장은 앞으로 이 같은 화상회의를 월 1회 이상으로 정례화하고, 중요한 사안이 있을 시 토론식 화상회의를 열어 영업본부장들과 소통의 창을 넓혀나간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그는 최근 영업점장들에게 "영업점장이 항상 직원들 의견을 경청하고 소통하면서 업무추진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해야 사업이 잘된다. 사업이 잘되면 분위기가 좋아지는 선순환의 고리가 만들어진다"고 전하며 직원들 간의 내부소통을 강조하기도 했다.
김한조 외환은행장도 '소통콘서트'를 통해 영업점 직원들과의 직접 대화에 나서고 있다. 지난 3월 취임한 김 행장은 취임사에서도 '대화와 소통을 통한 외환은행 만들기' '현장경영을 통한 영업력 강화'에 대한 의지를 밝힌 만큼 취임 100일 이내에 지방 영업점을 포함한 전국 지역의 영업점 방문을 통해 전 직원들과 만난다는 것을 목표로 내세웠다.
실제 취임 후 김 은행장이 첫 내부 공식행사로 택한 것도 강서지역본부 영업점 전 직원 350여명과의 만남이었다. 또 외환은행은 영업점 직원들이 건의한 '즉시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행동연수 시행' 및 '자행 출신 은행장이 후배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조언' 등 프로그램 실시를 위해 내부 논의를 진행 중이다.은행권 관계자는 "은행권 최고경영자(CEO)들의 친근한 이미지를 내세운 경영방식이 실제 대내외적으로 효과를 보이면서 한동안 은행장들의 소통경영 바람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