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한화, 조인성-이대수·김강석 트레이드
2014.06.04 18:31
수정 : 2014.06.04 18:31기사원문
SK와 한화의 전격 트레이드 이후 만 하루가 지났다. 3일 하루 야구계의 반응은 뜨거웠다. 오랜만에 단행된 트레이드인 데다 '뜨거운 감자' 조인성(39)의 향방이 결국 한화로 귀결됐기 때문이다.
하루를 넘기면서 분위기는 차분해졌다. 관심은 어느새 '어, 트레이드야?'에서 한화의 '손해 본 장사' 쪽으로 넘어갔다. 이번 트레이드가 한화의 단견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다.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에 부상 중인 포수 조인성을 데려오고 내야 유틸리티 맨 이대수(33)와 내일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20대 김강석(29)을 보낸 것은 아무리 따져도 손해라는 평가다.
야구단의 운영은 크게 '우승'과 '육성'으로 구분된다. 우승 전력이라 판단되면 모든 초점은 즉시 전력에 맞춰진다. 그렇지 않으면 내년 혹은 수년 후 우승을 노리고 장래를 위한 투자에 집중해야 한다.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행보를 보면 극명히 드러난다. 우승을 노릴 땐 나가시마 감독을, 육성이 필요하면 후지타 감독을 사령탑에 올렸다. 심지어 요미우리는 1980년대와 2000년대 초반 두 차례나 이를 반복했다. 전력이 좋으면 총력전에 적합한 감독을, 성적이 떨어지면 젊은 선수들을 키워내는 데 적임인 감독을 택한 것.
이런 공식은 선수들의 트레이드에도 고스란히 적용된다. 우승을 노리는데 어느 한 부문에 결함이 있다면 과감히 유망주를 내주고 나이나 연봉에 상관없이 즉시 전력감을 보강해야 한다. 반대로 내년, 혹은 수년 후를 내다봐야 한다고 판단되면 당장의 성적과 관계없이 유망주를 계속 기용해야 한다.
한화는 3일 현재 9개 구단 중 8위다. 냉정히 말해 4위 다툼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 따라서 마흔 살의 조인성을 데려올 게 아니라 정범모(27), 김민수(23), 엄태용(20) 같은 유망주들을 키우는 쪽이 바람직하다.
SK는 트레이드를 자청한 조인성을 내주었으니 손해 날 리 없는 장사다. 더구나 한창 무르익은 정상호(32)와 공격형 포수 이재원(26)을 보유하고 있으니 안방살림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조인성을 데려와야 할 구단은 오히려 NC나 넥센이다. 이들 구단은 모두 올 시즌 우승을 넘보고 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전력 요소를 감안할 때 두 구단 모두 든든한 포수가 아쉬운 형편이다.
김응용 한화 감독은 이번 트레이드를 반겼다고 한다. 어차피 내년 이후를 기대하기 힘든 김 감독으로선 당연한 반응이다. 이만수 SK 감독은 소극적이었다는 후문. 조인성의 트레이드 자청 파동으로 부담을 안고 있는 이 감독으로선 입맛이 개운치 않을 수밖에 없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야구전문기자